발품 예산투쟁(?)이 빚은 禍
발품 예산투쟁(?)이 빚은 禍
  • 이수홍 기자
  • 승인 2010.03.28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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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은
◈ 합동분향소 찾은 윤진식 경제수석 28일 오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현장방문 후 숙소로 이동하던 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농림수산식품부 직원 7명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윤진식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이 조문을 하고 있다.
거북이바위 개발 정부지원 받기위해 현장이동

짙은안개·백사장 운행중 사고… 음주운전 희박


농식품부 직원 7명과 태안군청 문선호 계장 등 공무원 8명이 탄 차량이 암벽을 들이받고 탑승자 전원이 떼로 목숨을 잃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정부지원사업을 한푼이라도 더 타낼 목적으로 차를 타고 가면서라도 또다른 현장을 더 설명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하다 야기된 불의의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래서 일선 공무원들의 발품 예산투쟁(?)을 위한 고충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사례의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문선호 계장을 수행했던 태안군청 이종현 주사는 "평소 이번 농식품부 직원 방문때 추가 예산지원을 반드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며 "이날도 숙소와 인접한 별주부 발원지 주변 경관 정비가 시급한 현장 한곳이라도 더 체험시키기 위해 현장을 찾았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회도로가 아닌 지름길인 모래사장 길을 따라 차를 몰았던 게 분명하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이날 청포대 거북이바위 주변은 짙은 안개가 끼었었다. 경찰도 이곳 지리에 밝은 문 계장이 갑자기 나타난 짙은 안개 구름에 갇혀 사방을 분간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충돌지점이 거북이바위 정면을 들이받았다는 점이 경찰의 판단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청포대 모래사장 '길 아닌 길' 바닷길은 바닷물이 빠지면 스피드광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주민들도 평소 이곳을 길처럼 자주 통행한다.

안면도 신온이나 드르니항 쪽 주민들도 태안을 갈 때는 이 길을 지름길 삼아 자주 이용하고 이곳 바닷길은 주민들에게 통상 길로 통한다.

그래서 문 계장도 숙소 인근에 위치한 거북이바위 일원을 더 개발할 욕심으로 이곳을 보여줄 심산으로 우회도로를 마다하고 별주부를 찾는 지름길인 모래사장 바닷길을 달리다 참변을 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지역개발과 김영준 과장 일행 13명은 지난 26일부터 1박2일 일정의 태안 별주부마을 농촌 소득원개발사업 현장 시찰에 나서 이곳에서 워크숍을 갖기로 하고 지난 26일 오후 4시 태안에 도착했다.

태안 별주부권역 개발 사업은 농식품부가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69억원을 투입, 원청리 일원의 생활환경 경관정비 등 농촌소득기반 확충을 위한 우수사례 사업현장으로 꼽고 있는 곳.

별주부마을 조성사업은 전래설화 별주부전이 유래된 이 마을의 설화를 자산으로 더욱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태안군은 심혈을 쏟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고현장 검은바위(일명 거북이바위)는 전래설화 별주부전의 발원지로 주민들은 이 바위를 신성시하고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용왕제도 이곳에서 지낸다.

이날 농식품부 직원 일행은 태안군청 문선호 계장의 안내로 별주부 마을을 살필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된 별주부센터에서 오후 5시부터 그동안의 사업 성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독살체험 현장까지 살핀 뒤 오후 7시30분쯤 저녁식사를 위해 인근 안면도 드르니항의 한 횟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거북이바위는 청포대해수욕장 경계에서 바다 쪽으로 10m, 둘레는 30m, 6m 높이로 솟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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