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개의 눈으로 바라본 나무
세개의 눈으로 바라본 나무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0.03.10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청호 미술관, 오는 28일까지 나무展
나무를 주제로 설치와 회화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 3인방의 작품 전시가 열린다. 청원군립 대청호미술관은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보일 나무전(展)을 오는 28일까지 연다.

전시에는 백태현, 나점수, 정경래씨가 초대됐다. 생성과 소멸 속에서 자연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작가들은 친숙하지만 구체성에서 일상과 멀어진 자연을 형태화해 보여주고 있다. 자연의 확대된 의미를 '나무(木)'라는 소명제를 부여해 작업하고 있는 작가들의 각기 다른 방식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 백태현의 자연과의 대화

나무의 둥근 가지를 잘라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조각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박태현 작가의 작품은 지극히 자연적이다. 나무가 본래 지닌 모양을 이용해 잠자리와 새 등 새로운 사물을 만들어내는데도 눈에 거스르지 않고 매끄럽다. 소재가 주는 친숙함과 인위적인 가공을 가능한 배제한 과정 때문이다. 전시의 주제 '자연과의 대화'는 자연과 공존, 자연과 상생이라는 의미로 확장되며 무언의 시간이 나무의 나이테처럼 박혀있다.

◇ 나점수의 식물적 사유

나점수 작가의 작업 '식물적 사유'는 공간에 대한 지각에서 비롯됐다. "수직과 수평선, 그리고 식물적 이미지는 침묵하며 성숙하고 성장하는 생명있는 것들에 대한 시선"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공간을 선들로 채우는 작업은 인식의 출발이기도 하다.

가변적 설치 작품들은 식물이 지닌 생각과 식물을 바라보는 타자의 생각을 혼합한 형태로 보여준다. 상형문자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상징적 의미로 사용하기까지를 식물이 지닌 복합적 이미지로 나타내는가 하면, 전시 공간 벽면에 식물을 상징하는 설치물을 걸어둠으로써 자연스럽게 사유할 수 있는 여지를 안겨준다.

◇ 정경래의 마음으로 가는 여정

익숙한 풍경이 펼쳐지는 정경래 작가의 화폭 속엔 먼 기억의 잔영들이 일렁인다. 바랜듯 드러나는 산과 들, 숲의 전경은 아득함과 연결돼 향수를 자극한다. 산꼭대기에서 내려다 보고 있는 듯한 '내 마음으로 가는 여행'과 밀레의 그림이 연상되는 '어머니와 소나무' 등은 삶의 여정처럼 길게 펼쳐진다.

자연과의 교감을 보여주고 있는 정 작가의 작품에 대해 장희정 학예사는 "작가로서의 삶을 인생이라는 여정으로 결탁시킨 장영래는 길이나 대관식 풍경과 같은 소위 자연적인 소재를 통해 그의 이상을 표출했다"며 "누구나 공감할 만하고, 그립고, 추억이 있고, 가고싶은 곳, 애잔한 정서가 있는 곳으로 자연의 일부로서 영속되는 편린들"이라고 평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