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5월 위기설?
이번엔 5월 위기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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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규의 경제칵테일
안 창 규 <경제칼럼니스트>

'9월 위기설', '3월 위기설'에 이어 이번엔 5월 위기설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는 모습이지만 때아닌 일본의 '5월 위기설'로 뒤숭?求?

작년의 '9월 위기설'때는 당시 정부와 은행의 외화채권 만기가 일시에 몰리면서 유동성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가 금융시장을 한동안 불안하게 했고, '3월 위기설'은 지금은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있지만, 당시 인터넷상에서 경제전문가로 한참 주가를 올렸던 '미네르바'가 3월 이전에 코스피지수가 500포인트까지 추락하고 다우지수도 5000선까지 내려갈 것이며 강남의 집값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을 증폭시켰던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9월 위기설'의 경우 채권 만기가 순조롭게 연장되고 오히려 외국인자금이 더 들어오면서 말 그대로 '설'로 마무리되었으며, 현재 코스피지수가 1300포인트가 넘어선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3월 위기설' 또한 근거없는 허구로 결말이 났다.

이번의 '5월 위기설'은 과거와 다르게 그 무대가 우리나라가 아니라 일본이다. 4월 말부터 주요 기업과 은행들의 적자결산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5월에 일본 주가가 폭락하고 기업들의 도미노 파산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골자다. 일본 정부도 이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기업자금 공급 대책을 준비하는 등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월 위기설의 출발점은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주요 기업들의 결산 실적 발표다. 대부분 기업이 3월말 결산인 일본에서는 4월 말부터 5월에 걸쳐 지난 회계연도의 경영실적이 공표된다. 이때 상당수 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나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우려다.

실제 미쓰비시UFJ, 미즈호, 미쓰이스미모토은행 등 3대 은행은 당초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총 1조엔(약 13조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실적이 나쁜 기업이 속출하면 주가는 폭락할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주가 급락은 시중은행들에겐 직격탄이다. 일본 은행들은 상호 보유 형태로 기업 주식을 대거 갖고 있다. 주가 폭락은 은행의 보유 주식 평가손실을 키우고 이는 자기자본을 갉아 먹는다.

자기자본비율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지켜야 하는 은행의 입장으로서는 기업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자기 살 길이 급한 은행들이 기업들에게 대출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고 돈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가뜩이나 매출 감소로 고전하는 기업들이 자금줄까지 막히면 줄도산은 불가피하다.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가 동시에 붕괴되는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이 '5월 위기설'의 흉흉한 시나리오다.

일본 정부도 위기설을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하는 15조엔(약 2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고 주가 급락에 대비해 공적자금을 최대 50조엔까지 쓸 수 있는 증시안전판을 마련키로 한 것도 이러한 위기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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