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와 유급지원병
모병제와 유급지원병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3.2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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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홍범 <충북지방병무청장>

최근 세계적으로 모병제로 전환하는 나라가 늘고, 이에 대한 반발이나 모병제의 문제점 때문에 고민하는 나라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모병제로의 전환이 이상적이지만 모병제가 최고의 대안은 아니다"며 "재정과 안보상황에 맞는 병역제도를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과, "현재의 우리나라 안보상황에서는 징병제가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징병제는 군대의 사회적 대표성 확보, 병력충원이 쉽고 적은 예산으로 병력운용이 가능한 반면 국민부담 가능 및 전문직위 숙련병 확보가 곤란한 단점이 있다.

모병제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분야 선택으로 전투력 향상, 전문기술요원 확보가 가능한 반면, 군 소요인력 즉시 충원이 곤란하며 병력운용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세계의 병역제도를 살펴보면 현재 징병제 72개국, 모병제 70개국이며, 법적으로 군대조직이 없는 국가도 21개국으로, 징병제와 모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가 비슷한 실정이다.

또 법적으로는 징병제를 택한 나라 중에도 실제로는 모병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도 5개국이나 되며, 대만(중화민국) 등 수년 내에 모병제로 전환예정인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는 건국 당시에는 모병제, 6·25전쟁부터 1960년까지는 전시 징병제를, 196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징병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유급지원병 제도를 도입하여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합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입된 유급지원병제도에 대해 언론, 인터넷 등을 통해 많은 찬반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시사관련 서적이나 주요 인터넷 사이트의 백과사전에도 등록될 정도로 모병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유급지원병제도는 국방개혁 2020 계획에 따라 청년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 군복무기간을 단축함에 따라 전투력을 보장하고, 점차 증가하는 첨단장비 운용에 필요한 전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2008년 최초 시행에 이어 올해 시범운영 2년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국방부와 병무청은 그동안 시행상의 문제점 등을 검토하여 개선해 갈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유급지원병으로 지원 입영한 한 병사는 대학 1년을 마치고 육군 병으로 지원하려 했으나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유급지원병'을 모집하는 것을 본 후 대학의 전공과 연계해 군 복무도 하고 전역 후 경력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지원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지원을 후회했으나 이제는 선·후배 관계도 원만해지고 최전방근무를 하고 싶을 정도로 자신감이 생겨 3년 복무를 마친 후에는 학교복학 등을 고려해 연장복무 신청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이 병사의 아버지는 "부모로서는 군 복무도 하면서 부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등록금까지 마련해 보겠다는 아들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내가 과연 바른 선택을 했는지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는 아무도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충분히 고민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결정을 할 때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군생활도 마찬가지로 군 복무를 하는 동안 빨리 시간만 가기를 바라기보다는 자신의 가치를 계발하고 심신을 수련한다면 군 생활이 어렵고 힘든 곳만은 아니라 '가고 싶은 군대'일 수도 있다.

아무쪼록 시행한 지 2년째를 맞이한 유급지원병 제도가 성공적인 모병제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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