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빙하기' …고개숙인 학사모
'고용 빙하기' …고개숙인 학사모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02.11 2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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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은 백수신세·취업자 절반도 비정규직
졸업예정자들 "부모님께 죄책감" 우울모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학 졸업과 동시에 절반이 백수신세로 전락할 것으로 보여 학위수여식을 앞둔 졸업예정자들의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취업자 대열에 낀 졸업예정자들도 절반가량은 비정규직으로 졸업식이 달갑지 않기는 미취업자들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청주대(총장 김윤배)는 오는 20일 오후 2시 대학원·법과대학 대강당에서 박사 17명, 석사 120명, 학사 2401명에게 학위를 수여할 예정이다. 이 대학의 순수 취업률은 2721명 중 1880명이 취업해 69.09%를 나타냈다. 취업자 가운데 정규직 취업률은 54.4%에 불과하다. 나머지 42.4%는 비정규직으로,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 불안한 마음을 갖고 대학 문을 나서게 된다.

청주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는 김 모씨는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얼마나 썼는지 아예 외울 정도"라며 "학위수여식을 앞두고 졸업식에 가족들을 오라고 해야 하는지 갈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대(총장 임동철)는 오는 19일 오전 11시 개신문화관 대강당에서 박사 97명, 석사 361명에게 학위를 준다. 오는 19~20일은 단과대별로 3012명을 대상으로 2008학년도 학위수여식을 개최하지만 졸업예정자의 절반만이 취업에 성공해 행사가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학교는 3331명 가운데 1739명이 취업이라는 바늘구멍을 통과해 52.2%의 순수취업률을 나타냈다. 취업자 가운데 정규직 비율은 70.1%, 비정규직은 28.8%로 조사됐다.

충북대 철학과를 졸업하는 이 모씨는 "좋은 직장을 구한 상태에서 대학문을 나서지 못해 부모님께 불효를 한 것은 아닌지 죄책감이 든다"고 말했다.

서원대는 오는 17일 오전 11시 학과별로 제38회 2008학년도 전기학위수여식을 통해 학사 1250명, 석사 14명 등 총 1264명에게 학위를 수여한다. 이 대학의 순수취업률은 63.1%(정규직 50%·비정규직 48%)다.

서원대 박 모 교수는 "제자들이 절반은 취업을 하지 못한 채 대학 문을 나서는 것이 마음 아프다"며 "취업이 어렵다보니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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