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교복 공동 구매(2)
겉도는 교복 공동 구매(2)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9.02.03 2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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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문제인가
입찰방해·헐값판매 '대기업 횡포'

교복 공동구매는 학기초만 되면 단골처럼 등장하는 말이다. 매년 실시되는 국정감사에서도 교복공동구매 현황을 두고 해당 교육청의 행정력을 지적하기도 했다.

공동구매는 유명브랜드 선호에 따른 학생들간의 위화감 해소와 지역업체 활성화 차원에서 그 필요성이 거론되지만 공동구매 학교 수는 증가하기보다는 추진 중이던 학교마저 자율구매 방침으로 돌아서는 등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충북지역의 경우 지난해 공동구매를 실시했던 학교는 11개교(중학교 9개·고교 2개교)로 조사됐다. 도내 중학교 가운데는 송절중 청주여중(하복) 세광중 충주중 충일중 충주중앙중 충주여중 영신중 내북중 등 9개교다. 고교로는 봉명고 현도정보고 등 2개교다. 2007년 12개교가 실시했던 공동구매는 지난해 1개교가 자율구매로 변경하면서 11개교에 불과했다.

청주 송절중학교는 2007~2008년 교복공동구매를 실시했다. 그러나 올해는 자율구매로 변경했다. 이유는 입찰에 참여했던 한 업체가 입찰 결과에 불만을 갖고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문제가 불거져 아예 공동구매 자체를 무산시켰다.

송절중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로 구성된 교복공동구매 추진위원회가 입찰 및 업체 선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소재를 학교 측으로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부모 등 민간인이 주체로 추진하기보다는 학교장이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책임감을 갖고 공동구매를 추진하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충주 중산외국어고는 지난 2007년 공동구매를 실시했지만 지난해는 자율구매로 변경했다. 이 학교의 경우 지난해 공동구매 추진을 완료한 상태에서 유명 브랜드 업체가 공동구매 가격과 비슷하게 교복값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공동구매를 희망했던 학부모조차 브랜드 교복을 구입하면서 공동구매가 무산됐다.

중산외고 관계자는 "공동구매 가격과 브랜드 교복의 가격이 비슷할 경우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교복 구매 시기에 맞춰 가격을 인하하는 대기업의 판매전략을 지적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내 210개 중·고등학교 가운데 12개 학교는 교복을 착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복 미착용 학교는 백운중 수산중 청풍중 장연중 감물중 청안중 가곡중 영춘중 별방중 등 9개 중학교와 충북체육고 충북과학고 양업고 등 3개 고교 등이다. 교복을 착용하지 않는 중학교는 초·중학교 통합교나 전교생수가 100명 이하인 농촌학교가 대부분이고, 고등학교의 경우 특목고나 특성화 대안학교 등이 포함돼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지역교육청에 교복공동 구매 지도 강화를 지시했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충북경실련 관계자는 "현 정부가 학교자율화 지침 가운데 공동구매 항목을 없애면서 일선 학교에서 추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라며 "제도적으로 공동구매를 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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