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권위는 어디서 오는가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11.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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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 숙 자 교육문화부장

2008년 한 해가 끝으로 치닫고 있다.

갈무리해야 하는 마음이 조급하게도 만들지만 올해는 금융위기로 인해 다른 어느 해보다 을씨년스러운 세밑 풍경을 자아낼 전망이다. 경제전문가도 경제 문턱도 모르는 사람조차 어두운 전망을 하고 있으니 사회분위기는 더 어둡게 느껴진다. 이런 가운데 연말이면 따스함을 전해주는 소식이 있다. 각종 시상식이다. 협회나 단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에 기여한 사람을 선정해 시상하는 수상자 발표는 상의 여부를 떠나 훈훈한 온기를 전해준다. 이르긴 하지만 11월에도 각 분야의 수상자 선정 소식이 들려온다. 문학계에선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됐고 문화분야에 기여한 인물을 선정해 수여하는 문화 지킴이상 수상자도 윤곽을 드러냈다. 각 분야의 수상자 발표는 12월 초를 기점으로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크든 작든 상을 주고받는다는 것만으로도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의 효과는 긍정적이다. 충북 도내 기관 역시 사회 공헌도를 따져 시상식을 열고 있다. 도는 충북도민대상이란 이름으로, 청주시는 청주시 문화상이란 이름으로 수상자를 선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충북 제일의 권위를 자랑한 충북도민대상이 흐지부지되더니 올해는 공모조차 포기하며 중단되었다. 표면상으로는 공직선거법에 의해 상금이 없어지면서 지원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란다. 2007년은 선거로 건너뛰고 2008년은 추천인 부족을 들어 없는 일로 처리됐다. 결국 시상금이 사라지면서 주고받는 모든 사람에게서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더구나 11개 부문에 시상하는 이 상은 해가 거듭할수록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권위마저 상실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현대그룹에서 충북문화예술계를 지원하고 있는 현대 충북예술상은 수상자 후보 추천부터 뜨겁다. 올해 3회째 운영하며 문학부문을 추가해 3개 부문에 수상자를 선정하게 될 이 상은 각각 10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함으로써 권위와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돈의 액수 때문인지 일반인들 역시 수상자에게 쏠리는 관심 또한 크다. 추천 기근에 시달리는 기관이 수상자를 내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렇게 수상후보 추천조차 쏠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은 돈의 위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시상금 없이 운영해야 하는 담당자들의 고충이나 자조 섞인 이야기는 단순히 푸념이 아닐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자구책에 나선 충북도는 충북도민대상 시상을 연기하면서 격년제 운용이나 11개 부문을 축소한 궤도수정을 내비쳤다. 타 시·도의 사례를 근거로 조례 개정을 검토해 현실적으로 운영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기업은 기업대로 기관은 기관대로의 장점을 살린 상의 권위가 있다고 본다. 돈의 액수가 상의 권위를 높여주는 요인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름이 바뀌었지만 충북도민대상이 갖는 50여년의 역사성과 관이라는 중립적 기관이 수여하는 상의 매리트는 시상금과는 또 다른 권위를 안겨줄 수 있다고 본다.

오히려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권위를 세워야 할 때다. 그리고 수상자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만들어감으로써 충북도민대상이란 이름에 걸맞은 영광을 안겨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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