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값만도 못한 송아지값
개값만도 못한 송아지값
  • 안정환 기자
  • 승인 2008.11.10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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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젖소 송아지값이 개값도 안되는 가격에 거래된단다. 설마하는 생각에 통계자료를 확인해 보니 지난해 이맘때 30만원∼40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초유떼기(생후 1주일·암소) 젖소 송아지 가격이 올해 10월에는 평균 5만원 선으로 뚝 떨어져 있었다.

지난 4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 타결 이후 하락폭이 커지기 시작한 젖소 송아지 가격은 지난 8월 10만원대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10월에는 지난해 이맘때 가격의 6분의 1 수준인 5만원대로 폭락한 것이다. 우유를 짜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생산해야만 하는 송아지가 그동안 육우용으로 팔려왔지만 값싼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사료값 폭등으로 육우를 길러서는 타산이 맞지 않자 젖소 송아지 입식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사가는 사람이 없어 5만원은 커녕 3만원에도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 낙농가들의 하소연이다. 심지어 낙농업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송아지를 산 채로 땅속에 매몰하거나 개소주, 흑염소진액과 비슷한 형태의 보신용으로 젖소 송아지가 암암리에 팔리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마저 들린다.

젖소 송아지값 폭락의 주원인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있지만 정부는 두 손을 놓고 있다.

4년 만에 20% 남짓 오른 원유값으로는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사료값과 송아지값 폭락으로 인한 경영압박을 감당해 낼 수 없어 낙농가들이 줄줄이 도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 대책은 감감 무소식이다. 지금이 바로 벼랑끝으로 내몰린 낙농가들의 줄도산을 막고 안정적인 원유 생산을 위한 대책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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