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소비가 필요하다
녹색 소비가 필요하다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9.05 0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연 숙 자 <교육문화부장>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 가속도가 붙어 더워지고 있는 대기층은 북극과 남극의 빙하를 녹이고 있고 이를 떠받치고 있던 지층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지진과 해일 등 지형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가하면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온다. 그것도 집중 폭우로 쏟아진다. 오락가락 내리는 비때문인지 기상청에선 아예 장마예보를 없애기로 했단다. 장마라는 개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생된 유럽의 홍수나 아시아의 태풍, 미국의 허리케인 등은 극명하게 보여준 지구온난화의 사례다.

'지구'라는 한 배를 타고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상징후는 막연한 우려를 현실로 보여주며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구온난화는 21세기 세계인들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30일 미국 백악관은 4년동안 공개를 꺼렸던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갖가지 예상되는 기후관련 피해 내역이 자세히 정리돼 있다. 2080년이면 스모그 증가로 인한 기온의 급격한 상승으로 전세계 사망자 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물부족 사태와 산불의 피해 증가, 허리케인과 토네이도 등의 자연재해 급증, 병원균을 가진 곤충과 벌레 증가가 가까운 미래의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모든 재앙은 자본주의에 근거한 것들이다. 자동차와 에어콘, 냉장고 등 프레온가스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지구온난화를 부채질하고 있는 문명 이기물은 재앙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이산화탄소 배출국 미국은 당연히 보고서 공개를 꺼렸을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국 10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 생활 패턴은 에너지 소비 없이 살아가기 힘든 사회구조에 길들여져 있다. 전등, 컴퓨터,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텔레비전 등 굵직한 전자제품에서부터 전기밥솥, 커피포트, 토스트기, 드라이기 등 셀 수 없이 작은 전자제품들이 생활 속에 실핏줄처럼 포진해 있다. 여기에 자가용, 택시, 버스, 전철, 엘리베이터 등의 이동수단과 난방설비 등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며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생활필수품이 되어버린 이런 것들은 소비문화와 맞물리며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 연구자들이 사람들의 에너지 소비로 21세기동안 지구평균기온이 5∼6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석유와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 사용은 지구온난화 외에도 에너지 고갈로 이어지며 세계 여러 나라가 분쟁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자원고갈로 인한 대란은 자연재앙만큼이나 무서운 불씨로 잔존해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너지문제에 아직도 둔감하다. '설마 내가 살아있는 동안 에너지가 고갈되랴' 생각한다. 에너지를 왜 절약해야하는지, 에너지 소비가 미치는 환경적 요인과 미래세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문명의 이기를 뒤엎고 당장 자연주의적 삶을 살아갈 수는 없지만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시민의식 고양과 실천이 필요하다. 전략적인 자세로 불편함을 이겨내는 녹색소비를 지향해야 한다. 당위적 에너지절약 운동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생활문화로 말이다.

우리는 에너지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다. '함께 사는 지구'를 외치지만 지구와 환경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행복하고 건강한 미래는 요원할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