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4개국 교육 시찰기 <6>
북유럽 4개국 교육 시찰기 <6>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8.07 2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병우 도교육위원의 선진교육모델 북유럽 여정
노르웨이 통합형 유아학교 차일드 플래닛

노르웨이에서 우리가 방문한 교육기관은 '차일드 플래닛(Child Planet)'이라는 유아학교(유치원)였다. 그 학교는 오슬로 시내 아파트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겉보기엔 상가처럼 생긴 한길가의 건물로 들어가니 갖가지 실내 놀이기구들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서 가이드가 실내화 대용으로 비닐덧신을 신게 하면서, 사진촬영은 양해를 구해야 하니 잠시 기다리란다.

그곳이 학교 메인 룸인 모양이었다. 교실 한칸반 정도 크기에 한쪽으로 학교 구석구석을 살피는 CCTV 데스크가 파티션 돼있고 맞은편으로 조리실 그리고 나머지 공간에 점핑캐슬과 볼풀(ball pool), 미끄럼틀 같은 놀이기구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잠시 후 핫팬츠에 민소매 티 차림의 한 여자분이 나와서 가이드와 인사를 나누고 우리를 인도했다. 일행은 아이들이 율동을 하고 있는 방, 선생님이 읽어주시는 동화를 듣고 있는 정글짐 놀이방 등을 둘러보며 뒤를 따랐다.

안전망이 쳐진 계단을 오르고 사물함과 갖가지 용품들이 놓인 방들을 지나 환하게 볕이 드는 모임방 같은 곳으로 안내되었다. 아이들이 부딪칠 만한 벽면이나 모서리들이 모두 스펀지로 싸여 있다. 우리를 맞은, 파격적인 차림의 그 여자 분이 정식인사와 함께 브리핑을 해주었다. 원장 카리안느(Karianne)였다.

'차일드 플래닛'은 개원한지 8년 된, 오슬로 최고를 자부하는 유아학교다. 1세부터 6세까지 117명의 원아들을 교사 30여 명을 비롯해 50여 명의 교직원들이 돌보고 있다. 원아들은 7개 반으로 나뉘는데, 반마다 교사와 보조교사 등 3∼4명이 투입돼 아이들을 보살핀다. 나이가 어린 반이나 바깥 활동 때, 그리고 불편한 아이가 있을 때는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되기도 한다.

노르웨이의 유아교육은 보육과 교육을 통합하여 이뤄진다. 다른 북유럽국가들에서처럼 노르웨이도 1970년대 이후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국가가 자녀보육의 짐을 덜어주는 제도를 채택해, 국가와 지자체가 모든 공사립 유치원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유아교육이 의무교육은 아니지만'떡잎교육'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그 어느 단위 교육에 못지않다. 성역할에 차별을 두지 않는 나라답게 교사 중엔 남교사도 많다.

정교사는 교육학 전공소양을 요구하지만 보조교사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할 수 있다.

이곳은 사립이라 원비도 비싸, 종일반(9시∼17시)이 월70만원 정도 든다. 노르웨이에선 이 시기가 자녀교육비가 가장 많이 드는 때다. 여기는 또, 입·퇴원도 자유롭고 연중 개원하는 열린 유아학교다. 다른 곳들은 주5일(월∼금)만 열지만 여기는 공휴일은 물론 방학 중에도 닫는 날이 없다.

원하면 부모가 하루 종일 함께 지낼 수도 있고, 소속 원아가 아니라도 생일파티 같은 것을 할 수 있게 '어레인지'해 주기도 한다. 문자지도는 간단한 숫자 외에는 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낮잠을 재우는 침상이었다. 모양이나 크기가 마치 강아지 집처럼 생긴 것들이 발코니에 즐비해 용도를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영하10이하로 내려가는 한겨울에도 아이들을 침낭에 넣어 그곳에서 재운단다. 추위에 적응케 하려고 아이들을 차게 키우는 나라라지만, 한국에서라면 난리가 날 일이겠다.

바깥활동을 하는 곳에도 가보니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타거나 흙과 물을 만지며 마음껏 놀 수 있도록 돌보고 있었다. 다른 유치원들 중에는 종일 자연 속에서 노는 것이 활동의 전부인 곳도 있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