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방법
대한민국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방법
  • 이재경 기자
  • 승인 2008.04.08 2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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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 재 경 부장 <천안>

내일이 투표일이지만 도대체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뭘 준비하고 어디에 공을 들여야하는지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하다.

대한민국에서, 특히 지역구에서 나고 자라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들. 또 내일 선거에서 이긴 후 재선·3선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보라. 10년 정도만 노력하면 더럽고 치사하게 공천장 구걸하지 않고 되는 방법이 있다.

1. 꾸준히 베풀라. 아주 원론적인 얘기지만 참으로 이를 지키지 않아 선거 때 다들 애를 먹는다. 돈으로 베풀라는 뜻은 물론 아닐 터. 항상 낮은 곳을 찾아다니며 내가 여유가 있는 만큼의 정을 베풀라. 기부라는 것도 해보자. 남의 눈을 절대 의식하지 말라. 당신이 열심히 베풀면 저절로 남이 알게된다. 꽃동네만 가라는 법이 있는가. 당신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당신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이 부지기수다. 봉사단체에 가입해도 좋다. 그런 곳에 스스럼없이 끼어 진심으로 어울려라.

2.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결과물을 내놓으라.

유권자들이 "그 사람은 뭔가 하려고 한다", "또 그 성과도 이런 게 있다"고 평가할 정도의 것들을 이뤄내라.

이는 매우 중요하다. 당신에게 명석함이 있다면 유권자들은 높은 수준의 판단력을 갖고 있다. 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라. 돈이 많이 들 일도 아니다. 조그만 사무실을 내고 정책연구소 같은 것을 만들라. 그리고 1년에 한번 정도 결과물을 내놓으라. 논문은 대학원생만 쓰는게 아니다. 교통문제, 음식물쓰레기 등 당신의 고장에 맞는 현안들을 고민하고 연구하라. 공부할 돈이 없다고 도서관에 가보라. 책에 모든 답이 나와 있다.

당당하게 논문 1편 만들어 시청, 군청의 브리핑실에 찾아가 발표하라. 연구결과가 우수하다면 신문에 대서특필됨은 말할 것도 없다.

3.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라. 첫번째의 베풂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대학을 나왔다면 한문이나 영어의 기초는 어느 정도 가르칠 수 있을 것. 당신의 사무실 귀퉁이에 글방을 꾸며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야학을 가르치는 일도 좋은 방법이다. 1주일에 1∼2번 정도라면 부담도 없다. 사무실이 없다면 청소년상담소나 주변 야학당을 찾아 강사로 나서라. 사회에 유익하다고 여겨지는 각종 캠페인에 동참하고 주도하라.

독거노인 제주도 관광 보내주기 캠페인, 돈이 필요한 불우 청소년들에게 무이자로 대출을 해 주고 성인이 된 후 돌려받는 '청소년 은행'의 설립 등 할 일이 많다.

4. 늘 부대끼는 사람들 말고 1년에 500끼 이상 1∼3명의 사람들과 1번씩 꼭 식사를 하라. 단발성에 그치지 말고 최소 1년 이내의 주기로 되풀이 할 것. 서로 유익한 얘기를 나눌 새 친구들을 만들고 관계를 지속하라. 현역 의원이라면 청소부 아줌마부터 경리아가씨까지 선거 때의 인연들을 꼭 만나 챙겨야 한다. 진솔한 대화는 필수.

10명 이상 집단으로 어울려 식사 1번 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해마다 1번씩 같은 사람과 식사를 한다는 것은 '표의 충성도'를 따져봐도 대단한 것이다. 만나는 그룹이 4명을 넘으면 자리가 산만해지고 서로 집중이 되지 않는다. 해마다 1번 이상 당신과 식사를 한 그들은 최소 1인당 수십∼수백표 이상을 끌어주는 충성심을 발휘할 능력이 있다. 단, 선거법 저촉 주의.

5. 건방져 보이지 말라. 진솔하게 대하고 겸손하라. 경청과 웅변은 필요하지만 다변(多辯)은 금물.

6. 꿈을 가져라. 돈의 있고 없음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꿈을 가지면 안될 일이 뭐가 있겠는가 돈 보다 더 필요한 것은 당신의 꿈의 사이즈다. 당신이 앞으로 위에 쓰여진 대로 10년간 실천한다면 훌륭한 국회의원감이란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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