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사는 곳 히말라야
눈이 사는 곳 히말라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4.0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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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한규량 <충주대 노인보건복지학과 교수>

히말라야는 산스크리트어로 '눈이 사는 곳'이란 뜻의 아시아의 산맥으로 인디아대륙과 티베트 고원 사이에 놓여 있다. 그리고 에베레스트 산을 비롯한 14개의 8000m 봉우리가 모두 이곳에 모여 있으며 히말라야 산맥은 파키스탄, 인도, 중국, 부탄, 네팔에 걸쳐 있다.

평소 등산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이중 견문의 시발점을 네팔로 삼아 히말라야 산맥의 웅장함을 조족지혈만큼이라도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 계획을 세우고 네팔로 떠났다. 필자가 네팔 카트만두(Kathmandu네팔의 수도) 공항에 도착했을 때 가장 많이 볼 수 있던 풍경은 네팔의 젊은 청년들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호객 행위였다. 그런 풍경을 처음 접해본 필자로서는 아주 진귀한 풍경이었다.

호텔에서 픽업서비스를 받기로 하였기에 호텔의 차를 기다리던 우리 일행은 1시간 동안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그들을 뒤로한채 밖에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청년들의 먹잇감이 되기로 결정했다.

우리일행이 공항의 문을 열고 나가자마자 젊은 청년들은 역시나 우리를 놓치질 않고 서로의 호텔로 데려가고자 노력했다. 그들의 먹잇감이 되어 다행히도 숙소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다음날 네팔의 8대 봉우리중 하나인 안나푸르나 산을 가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네팔사람들(이하 네팔리)은 대부분 한국 사람들에게 호의적이다. 특히 요즘 많은 단체들의 히말라야 등정으로 인해 더 이상 특정인들만 등정할 수 있다는 선입견이 깨지면서 네팔을 관광하는 한국인들이 많아졌고 또 네팔로 봉사활동을 떠나는 사람들도 늘었기 때문이다. 한국 관광객이 증가함으로써 그들의 경제적인 면은 일부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사회적, 문화적으로는 오히려 악효과를 야기한 점도 있다.

우리 일행은 카트만두에서 안나푸르나 산을 등산하기 위해 그곳까지 가기 위한 이동수단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였다. 그 이유는 저렴한 비용과 네팔사람들의 삶을 보다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그곳까지 가는 8시간 동안 많은 네팔 사람들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우리에게 그저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돈을 요구하였다.

심지어는 물을 파는 상인들도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자 값을 더 올려서 팔려고 하기도 하였다. 이런 일은 일부 한국인들의 무분별한 행위로 인한 것일 게다. 예를들어 필자가 본 사람들 중 한 사람은 그저 돈이 많다는 이유로 많은 네팔리들을 자신의 수족처럼 부렸다. 물건을 살 때에도 한국의 물가로 생각하면 아주 값이 싸지만 그들에게는 큰돈인 액수를 현지물가의 형평성에 맞지 않게 지불하였기에 네팔리들은 유독 한국인들에게 호의적인 면이 없지 않은가 생각된다.

안나푸르나 라운딩 코스를 돌면서 우리 일행은 이러한 많은 문제점들을 직접 보고 겪었다. 라운딩 코스의 정상인 쏘롱라에 도착해서는 우리의 피로를 말끔히 털어주는 아름다운 경관을 보았지만 그래도 우리 마음 한편에는 씁쓸함이 남아있었다.

히말라야 높은 설산의 깨끗한 눈처럼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네팔인들을 더럽혀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일행이 1개월 동안 길고도 짧은 여행을 마치고 다시 카트만두 공항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자 게이트에 들어갔을 때 새로 네팔에 들어오는 몇몇 한국인 무리들은 술에 취한채 네팔의 공항요원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비단 네팔뿐만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는 이런 풍경은 분명히 지적하여 개선되어야 할 점들이다. 돌아오면서 네팔의 상공에서 내려다 본 히말라야 산맥과 지구상 가장 높다는 산인 에베레스트(8848m)는 아직은 때 묻지 않은 상태로 자연의 웅장함을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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