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여 시짱(西藏)이여
티베트여 시짱(西藏)이여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3.31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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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 승 환 <충북민교협 회장>

천안문 사태가 일어났을 때 전세계가 숨을 죽였다. 과연 중국에 민주주의가 착지할 것인가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1989년 4월17일 시작된 봉기의 결과는 참담했다.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등소평은 천안문 사태를 단순한 학생운동이 아닌 변란(變亂)으로 간주하고 철저하게 분쇄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따라 중국 인민일보는 '기치선명하게 동란에 반대해야 한다'라는 사설을 통해 민주화운동을 '계획된 음모 및 동란'으로 규정함으로써 시위대를 탄압하도록 조장했다. 언론의 역할과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 할 것이다. 이에 따라서 중국 정부는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했고 그 이후 피비린내나는 처형으로 이 역사적인 사건을 마감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2008년 봄. 티베트에서 민중봉기가 일어났다. 아마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티베트 문제를 세계에 알리고, 티베트 독립을 도모하기 위한 봉기였을 것이다. 결과는 역시 참담했다.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을 투입하여 민중봉기를 철저하게 탄압해 버린 것이다. 3월24일, 삼동 린포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가 130명'이라고 주장한 반면 중국 정부는 19명이 사망했으며 그것도 시위로 인하여 죽은 사람이 다수라고 주장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가

중국 정부의 일관된 정책은 하나의 중국(one China Policy) 정책이다. 그 정책의 사상적 토대는 중화주의(中華主義)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이민족의 침략을 많이 당했고 또 식민지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몽고가 그랬고 청나라가 그랬듯이 중국은 그들을 중화주의로 포섭(包攝)하여 마침내는 이민족들을 중화화(中華化)시켰다. 그 중화주의의 위험성이 드러난 것이 바로 티베트 봉기의 유혈탄압이다. 중국 정부는 인도의 달람살라에 망명해 있는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독립을 획책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달라이 라마를 비난하면서 유혈로 티베트 봉기를 진압해 버린 것이다. 과거의 찬란한 중국문명은 인류문화사의 빛나는 자산이다. 하지만 티베트 탄압에서 보듯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세상을 중화화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더러 옳지도 않은 망상이다.

올림픽을 개최하는 중국도 이제는 인권을 존중할 때가 되었다. 중국은 한국이 그랬듯이 세계적인 행사인 올림픽을 통하여 인권문제와 환경문제가 개선되고 민주주의가 꽃피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시민들은 중국의 내정(內政)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의 인권문제와 환경문제까지 눈을 감지 않는다. 당연히 중국은 티베트인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아마 중국 정부는 티베트인들이 유혈폭동을 일으켰으므로 유혈로 진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것은 틀렸다. 중국은 이제 세계의 경제대국이며 유엔의 중요국가이고 세계사회를 책임져야 할 국가다. 그런 중국에 인권문제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세계 여러 나라가 알고 있다. 수천년의 찬란한 문명과 문화를 가진 중국이 인권과 환경을 가볍게 대한다는 것은 중국만의 불행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불행이다. 진정한 중화주의는 인간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상이어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 정부는 여러 번에 걸쳐서 달라이 라마의 한국방문을 불허했다. 티베트 독립을 원하고 있는 달라이 라마의 한국방문이 이루어지면 중국 정부와의 마찰이 예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불허하고 있지만, 거꾸로 보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달라이 라마의 한국방문이 성사되어야 한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모두 인간의 존재 문제, 특히 인권(human right)에 대하여 깊고 높은 인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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