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재판 54년 전에도 열렸다
모의재판 54년 전에도 열렸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08.03.2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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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법대 3회 졸업생 정주현씨 기증한 1954년 기록 공개
청주대학교 법과대학이 지난 1954년 대성지방법원(가상법원으로 대성은 청주대 법인이름)이 진행했던 모의재판 기록을 25일 공개했다.

이 재판기록은 이 대학 법대 3회 졸업생인 정주현씨(77·청주시 모충동)가 보관하고 있다가 청주대 개교 60주년을 맞아 기증한 것으로 가로 19.4, 세로 26 갱지에 35쪽에 걸쳐 육필로 쓰여져 있으며 공판 조서와 증인 심문조서 등으로 구성돼 있다.

1954년 제6회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 '소년음독 살해사건'을 주제로 하고 있는 재판기록은 당시 청주대 강사로 있던 최병길 변호사(작고·8대 국회의원)가 자신이 맡았던 사건의 일부를 구술했고 이를 바탕으로 모의재판 각본이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각본 내용은 남편을 잃고 5살, 3살 두 아들과 살던 김정자(당시 25세)라는 세입자가 집주인의 곡류 등 도난사건과 관련, 집을 나가라는 요구로 인해 심하게 다툰 뒤 집주인의 5살 아들을 세척용 가성소다로 살해하고 검거된 과정이 담겨 있다.

정씨는 "당시 모의재판은 청주지검 김황진 차장검사의 지도로 청주극장(현 철당간 옆 일선문고 자리)에서 열렸다"며 "여성의 사회활동을 금하던 때라 법학부 여학생중 피의자 대역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 특히 모의재판을 진행할 때는 실제로 착각한 한 시민이 재판석으로 뛰어 오르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청주대 관계자는 "당시 모의재판이 청주대와 함께 중앙대에서도 열렸으나 정씨가 보유했던 자료만 전하고 있다"며 "모의재판 자료로는 국내 최초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청주대 법대 3회 졸업생인 정주현씨가 개교 60주년을 맞은 모교에 기증한 1954년 모의재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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