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코에 뭐를 넣었어요-비강 이물
우리 아이가 코에 뭐를 넣었어요-비강 이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3.0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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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황 규 성 원장 <두리이비인후과>

만 5세된 도윤이는 2주전부터 한쪽 코에서 누런 코가 나오고 냄새가 나 근처에서 어린이 감기약을 사 먹다 차도가 없자 내원했다. 코내시경으로 코 안을 검진하는 순간, 내시경 화면 가득히 흐물흐믈한 동그란 이물이 발견되었다. 콩이었다. 도윤이 어머니는 가슴을 쓸어내렸고, 이물 제거 후 며칠간의 투약으로 도윤이의 한쪽 콧물은 완쾌될 수 있었다.

이렇게 어린이들은 무심코 코 안에 무엇인가를 넣는 경우가 종종 있다. 콩이나 구슬, 종이 같은 이물들은 이비인후과에서 몇 가지 기구를 통해 어렵지 않게 제거할 수 있지만, 필자가 대학병원에 근무하던 시절, 콧속에 시계에서 나온 수은전지를 넣고 온 한 아이는 내원 즉시 수은전지를 제거하고, 이 후 몇 달간의 의료진의 정성어린 치료에도 불구하고 코안의 비중격에 구멍이 뚫리는 큰 합병증을 얻고 말았다. 이 어린이는 성장기 동안 지속되는 코막힘과 코모양의 이상을 겪을 것이며, 성인이 된 후에 코성형수술을 받아야 하는 안타까운 처지를 당하였다.

보통 아이가 코 안에 이물을 넣는 경우를 부모가 본 경우라면 부모가 빼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의 입구는 탄력성이 있기 때문에 입구보다 다소 큰 물건이라도 넣을 때는 쉽게 들어가지만 일단 코안으로 들어가면 다시 코의 입구는 좁아지고 또한 코안에는 비갑개(동그란 콧살)등의 여러 가지 복잡한 구조물들이 미로처럼 존재하기에 단순히 입구에만 살짝이물이 걸린 경우가 아니라면 부모가 다시 빼기는 어렵다.

부모가 코 안에 이물을 넣은 것을 보지 못한 경우라면 아이의 한쪽 코가 어느 시점부터 갑자기 막혀있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누런 콧물이 지속되는 경우, 숨소리가 불규칙하며 코골이가 갑자기 되는 경우, 코가 막히며 미열이 지속되는 경우 등에는 코안의 이물을 의심하고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코 안에 이물을 넣은 경우, 대부분의 이물에서는 하루 이틀 사이에는 큰 문제가 생기기 않으며, 병원에서 비교적 간단하게 안전한 방법으로 제거하고 코 안 점막 상태에 따라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코 안을 소독하면 큰 합병증 없이 치료된다.

하지만 수은 건전지의 경우 코 안에 수시간만 존재하여도 점막의 괴사로 인해 코 안에 구멍이 뚫리거나 수은중독증의 부작용이 생기므로 응급으로 제거하여야 하며, 이 경우 즉시 제거한다고 하여도 거의 영구적인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이므로 수은 전지를 아이들의 눈에 띄는 곳에 버리는 일은 절대 삼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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