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설명회, 네탓공방 안된다
주민설명회, 네탓공방 안된다
  • 안병권 기자
  • 승인 2008.02.22 2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안 병 권 부국장 <당진>

황해경제자유구역 송악지구 주민설명회가 구성원간의 이견으로 또다시 무산됐다.

지난해 12월 경제특구 확정 이전부터 추진하다 한차례 연기된 설명회는 지난 19일 송악개발위원회(위원장 김정환)가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송악단지 대책위원(공동위원장 김진선·박태근)들과 시기와 방법 등에서 인식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이 따갑다.

주민의 알 권리 충족이라는 명분으로 설명회를 주최하려는 개발위와 알맹이 없는 설명회는 무의미하다는 대책위간의 갈등은 기싸움을 넘어 파워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 주민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취지를 벗어난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이날 설명회는 충남도 경제통상국, 당진군 관계자 등을 초청해 주민의 궁금증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개발위원회와 대책위원간 대화를 통해 합의()를 보았으나 대책위원들이 18일 돌연 충남도를 항의방문한 이후 초청 대상자가 불참을 통보, 개발위원회가 행사 자체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개발위측은 대책위원들은 참석하지 않는 대신 행사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신사협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파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책위는 설명회가 무산된 것에 대해 도청 항의방문은 주민의 강경한 요구에 따른 것으로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지역의 가장 큰 현안 앞에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설명회 자체를 경제특구사업의 찬반과 연관지어선 안된다. 그 부분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무조건 국책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알고 대처하자는 것이다. 지역 특성상 노년층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는 까닭에 각종 개발정보에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보니 황당한 루머에 울분을 토하는 현상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촌노라고 해서 무시한다는 반응이다. 이를 언제까지 두고 바라만봐야 하는가.

개발로 인해 고향에서 이주할 수밖에 없는 상실감과 안타까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야 한다. 삼삼오오 모여 고충을 토로하는 게 고작이다. 주민의 입과 귀를 열어줘야 한다. 언제까지 '벙어리 냉가슴 앓듯' 가슴만 쓸어내리게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공개적인 설명회는 반드시 필요하다. 오히려 자주 열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시기를 못 박을 이유는 더 더욱 없다.

형식에 얽매이기 보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주민이 최우선이기에 더욱 그렇다.

대책위 입장에서 보면 두차례나 설명회가 무산된 만큼 현안에 대한 시원한 답변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

설명회와 마찬가지로 사업지역 주민을 하나로 묶는 결속력의 부재도 도마위에 올랐다. 9개 마을중 일부 마을의 경우 독자적인 대책위 구성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대책위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따로국밥의 모양새는 보기에 좋지 않다.

그 동안 충남도 등과 접촉과정에서 단일창구를 만들지 못해 혼선을 빚었던 점에 비춰볼때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당진군의 경우 대책위 입장뿐만 아니라 활발한 주민접촉을 통해 의견수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아쉬운 부분이다. 민의의 창구를 더 활짝 열어놓을 때다.

이제는 대책위, 개발위원간 그간에 쌓인 앙금도 풀어야 한다.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테이블에 마주해 진정성있는 대화로 주민에 믿음을 줘야 한다.

대책위는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선을 다한다는 기준은 자신(대책위)의 기준이 아닌 상대(주민)의 잣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