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학교여 더욱 힘차게
청주대학교여 더욱 힘차게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2.0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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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 승 환 <충북대 교수>

청주대학교가 분노했다. 지난 1월31일 금요일, 새벽을 가르고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 도열하여 "국립대학 중심의 법학대학원 예비인가(안) 즉각 재고하라!", "불공정한 법학전문대학원 예비인가(안) 인정할 수 없다!" 등의 피켓을 든 것은 500여명의 청주대학교 교직원, 학생, 동문회 그리고 충북 도민들이었다. 분노는 겨울 한기(寒氣)를 무색케 했고 격앙은 정부종합청사를 뒤흔들었다. 로스쿨 예비인가(안) 탈락이라는 폭격을 맞은 상황에서 청주대학교를 살리고자 하는 필사적인 노력이기에 엄숙함과 진정성이 서리처럼 쏟아지는 비장한 광경이었다.

우리는 청주대학교의 분노에 십분 동의한다. 청암 김원근 · 석정 김영근 두 선각자에 의하여 설립된 한수(漢水) 이남의 명문사학이고 또 법학을 비롯한 인문, 사회, 정치, 경제 등에서 괄목할 업적을 쌓은 청주대학교가 로스쿨 예비인가(안)에서 탈락한 것은 청주대학교만의 충격이 아니라 충북 전체의 충격이다. 필자는 그간 공·사석에서 청주대학교가 로스쿨을 유치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발화(發話)를 여러 번 했다. 충북대학교 교수인 필자가, 그런 발화를 한 까닭은 평등과 민주 그리고 충북이라는 운명공동체의 상생원리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충북대학교 측에서는 충북대가 로스쿨 예비후보로 선정된 것이 평등원칙과 민주원리를 어긴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런 뜻이 아니다. 의대(醫大)처럼 거의 대다수가 자격증을 받는 제도보다는 상당수가 탈락하는 경쟁이 있어야 로스쿨 취지에도 맞으므로 정원을 3000명 정도로 늘리면서 지방대학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청주대학교도 로스쿨을 설치할 만하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그 심층구조는 또한 충북대학교의 독점적 지위보다는 청주대학교의 상대적 강화를 통하여 두 대학을 포함한 세명대, 영동대, 충주대, 서원대, 교원대, 청주교대, 충주건국대, 극동대, 대원과학대, 충청대, 주성대, 충북과학대 등의 동반 발전을 기대하는 시민민중단체 대표로서의 생각이 있기 때문이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무리할 정도로 로스쿨 개원을 임기 내에 추진했던 것은 분산분권균형의 원리였다. 달리 말하면 수도권 집중과 독점을 해체하고, 지역의 번영과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나름대로의 정치철학이 담긴 정책이 바로 로스쿨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지역 내의 균형도 중요한 척도가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영동대학이나 충주대학이 로스쿨에 응모했다면 충북대나 청주대보다 영동대나 충주대가 로스쿨을 유치해야 한다고 발언했을 것이다. 그것은 자신이 속한 이익집단과는 별개로 운명공동체인 충북 전체의 번영과 상생을 위한 역설적인 인식방법이다.

처음에 로스쿨은 지역균형의 정신을 잘 살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까지 개입한 결과 지역의 몫을 서울이 앗아가고야 말았다. 무엇보다도 당초 예정된 48%보다 5%가 적은 43%만을 지방에 배정하여 원래보다 현저히 적은 2000명 중 860명만 지방에 배정한 것이 문제다. 이것은 현 정부와 이명박 차기 정부가 담합하여 수도권 우선 정책 즉,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서울 중심주의가 작동된 결과다. 현재의 교육여건과 사시합격자 등을 앞세운 서울 중심주의는 해체되어야 하는 망국적인 병폐다. 그런 점에서 다소 문제가 있더라도 지역에 더 많은 인원이 배정되었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1광역에 1국립대 1사립대 설치(設置)를 지지했다.

예비인가(안)의 조정을 위하여 충북인 모두 전력을 질주할 것을 주문한다. 더 철저하게 대비하고 노력하여 청주대학교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하고 성원한다. 충북의 명문 사학, 청주대학교여 더욱 힘차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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