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따라하기
청계천 따라하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1.2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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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강 태 재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지난해 11월27일자 본란에서 '가나자와 시민예술촌'을 말씀드렸는데, 이번에는 '소우가마에'와 '보존용수'에 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일본 호꾸리꾸지방의 중심도시인 가나자와(金澤)시에는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에 건설된 '소우가마에'라고 하는 성(城)을 방어하기 위한 해자와 같은 것이 이중으로 된 수로와 담장이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습니다.

소우가마에가 성을 방어하기 위한 해자라면, 가나자와 시내 중심부를 거미줄같이 연결하며 흐르는 맑은 물의 수로(水路)는 명칭이나 용도만 다를 뿐 소우가마에와 같은 공법으로 만들었는데, 모두 55개소 총연장 150에 달하는 규모이며 소우가마에를 포함하여 21개소가 '보전용수(保全用水)'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 수로는 우리네 도랑보다는 크고 지천(支川)보다는 폭이 좁아 보였으나 풍부한 수량(水量)의 깨끗한 물이 힘차게 흐르는 모습은 보면 볼수록 탐이 나는 것이었습니다.

청주의 젖줄 무심천으로 흘러드는 여러 지천들과 그 중에서도 특히 도심구간을 흐르는 영운천은 물론 하수도가 돼버린 교서천 등을 개거(開渠) 복원한다면 청계천 복원 못지않은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유럽의 도시들이 인근의 강에서 물을 끌어들여 도심을 흐르게 하거나 인공수로를 내서 도심의 환경을 쾌적하게 바꾸는 사례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면 하절기 기온이 매우 높은 청주분지의 기온을 낮추고 습도를 조절하는 등 쾌적한 도시환경과 경관조성을 위해 청주시내 중심지역 내에 이와 같은 인공수로를 개설하는 것은 어떻겠는지요

이명박 대통령당선자가 서울시장으로서 청계천을 복원한 역량이 지난 대선에서 크게 평가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청계천 복원이 콘크리트 수조라고 평가절하 하는 전문가그룹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을 해냈다는 데에는 다들 공감하는 것 아닙니까 그전 같았으면 전국의 지방도시들이 일제히 '따라하기'에 나섰을 터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잠잠합니다. 오히려 이명박 당선자가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한반도대운하 계획을 두고 전국이 시끄럽습니다. 한반도 금수강산을 송두리째 헤집는 대역사인데 졸속으로 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 전문가그룹에서도 분출되고 있습니다. 대운하는 시간을 두고 차분히 검토해 보기로 하고 우선은 청계천 복원사례를 거울삼아 전국의 도시하천, 지천을 되살려내는 프로젝트가 어떻겠습니까 청주의 경우, 미호천으로 유입되는 무심천과 석남천이 있고, 무심천으로 유입되는 지천이 7개나 됩니다. 이 가운데 복개된 하천과 하수도를 복원하고 나아가 도심을 흐르는 인공수로(대운하가 아닌)를 내는 것입니다. 이처럼 전국을 친환경도시로 면모를 일신하는 것입니다.

마침 청주시는 올해 '하수도·하천 1급수화'를 목표로 수질관리에 755억1000만원을 투입하여 맑은 물이 흐르는 친수환경 조성을 위해 하수처리장 시설개량과 하수관거 정비, 친수형 하천정비 등 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왕이면 한걸음 더 나아가 도심을 흐르는 자연수로(하천) 내지는 인공수로(하수도)를 복원, 조성토록 하면 더욱 좋겠습니다.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 만큼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한반도대운하에 비하면 전국의 모든 도시에 모두 적용한다고 해도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난 한해 남상우 청주시장께서 도로개설에 괄목할 성과를 거양하셨는데 이번에는 친환경하천복구와 개설에 큰 업적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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