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수 회장님 전 상서(上書)
임광수 회장님 전 상서(上書)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1.2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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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 승 환 <전 충청일보대책위 대표.충북작가회의 회장>

빛과 같은 세월, 고락의 준마(駿馬)에 실린 2008년 무자년이 밝았습니다. 그간 기체후일향만강(氣體候一向萬康)하신지요 충북 청주의 김승환은 새해 인사를 이렇게 지면으로 드립니다. 먼저 연륜과 지혜로 세상을 보시는 임광수 회장님의 평강과 만복을 기원합니다.

덧없는 세상사, 하나님의 은혜와 우주자연의 섭리로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미처 예측하지 못하는 일도 있습니다. 수년 전인 2004년, 충청일보 문제로 인하여 충북사회에 큰 소란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충청일보대책위 대표로서 어떻게 하든 충청일보가 존속되기를 희망하면서 실직의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의 편에서 일을 한 바가 있습니다. 그러던 중, 회장님의 노검은 달빛을 가르고 후배의 검광은 차고 날카로워서 인간의 정리나 선후의 도리를 잊은 적도 없지 않았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정반대로 생각하셨겠습니다만, 당시 저는 그것이 정의라고 믿었고 그것이 사람의 의리(義理)라고 생각했습니다. 애석하게도 충청일보는 폐간, 청산되었지만 회장님께서는 저를 비롯한 고향의 후배들에게 증오(憎惡)의 감정을 가지게 되셨던 것입니다. 특히 제가 쓴 글 '임광, 하늘이 친다'로 인하여 회장님께서 진노(震怒)하셨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또한 2005년 1월15일, 충북협회 신년교례회가 열린 세종호텔에서의 제 항변에 큰 역정을 내셨다는 말씀도 알고 있습니다. 전후와 시비(是非)를 떠나서, 어른께 특별한 언어와 과격한 행동으로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린 점에 대하여 정중하고 또 겸허한 자세로 사죄를 드립니다.

회장님께서는 임광토건 등 많은 회사를 경영하는 한국 굴지의 기업가이시며 현재 서울대학교 총동창회장이실 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국가 원로(元老)로서 큰일을 하고 계십니다. 저는 진심으로 회장님께서 국가와 민족, 특히 충북의 어른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회장님께서는 저를 포함한 몇 사람에 대하여 강력한 법적 응징과 강경한 처벌을 희망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회장님의 의법적(依法的) 방법에 대하여 의문을 가졌고 법적 소송의 방법을 택하신데 대하여 울억(鬱抑)의 심정이 없지 않았습니다. 이제 충청일보를 둘러싼 형사소송과 민사재판은 거의 끝났지만 저는 삼세의 악연이 아니라 내세의 선연(善緣)으로 이 사안을 정리하고 싶어 외람된 글을 드리는 것입니다.

당대(當代)의 큰 어른이신 임광수 회장님! 세상사에서 한때의 잘못이 영원의 잘못으로 기억되거나, 순간의 악연이 만세의 원망으로 남게 되는 것은 가능하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작가(作家)로서 저는 임광수 회장님이 역사에 기록되기를 희망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덕비(公德碑) 문장을 쓴 바 있습니다. "예로부터 선행을 행하는 자 세상에 영예로운 이름이 남고 성령이 강림하며 오대(五代)에 걸쳐 복이 가득하다고 한다. 욕심과 욕망을 다스릴 줄 아는 자는 능히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을 절제할 줄 아는 자는 세상을 다스린다고 한다. 희생과 절제의 미덕을 보여준 그 영광의 존함 삼자는 무심천 우암산에 영원히 기록되리라. 회장의 전설은 머지않아 하늘의 열성(列星)이 될 것이고 회장의 공덕은 태산(泰山)의 구름을 열리라"라고 후세가 기억할 임광수 회장님의 명성을 예단했습니다.

현명하신 임광수 회장님, 후배들의 실수를 너그럽게 용서하시고 또 잘못을 포용해 주시는 아량(雅量)을 베풀어 주십시오. 밤이 깊을수록 하늘의 별은 더욱 빛나는 것처럼 가지셨던 노여움을 푸시고 자비심으로 수구초심(首丘初心)의 고향 충북을 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회장님께서 노여움을 풀지 않으시고 저희 또한 아쉬움을 가진 채로 충청일보 사건을 시간에 맡겨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천하의 괘씸한 놈들'과 '자본가에 대한 증오심'과 같이 대립과 갈등을 넘어서는 화해와 상생의 정신이 더 아름다운 것은 정한 이치입니다. 찾아뵙고 문안 인사를 드리도록 허락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울러 혈기(血氣)가 시킨 일로 인하여 조충 전 충청일보 전무와 지헌정 전 청주시장께도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하여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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