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마마와 헬리콥터 엄마
몬스터 마마와 헬리콥터 엄마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1.14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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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겸의 안심세상 웰빙치안
김 중 겸 <건양대 경찰행정학과 석좌교수>

아버지의 위상이 많이도 약해졌다. 반면 어머니의 영향력은 점점 막강해진다. 농업사회에서는 부계(父系)가 강했다.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손자세대에 이르는 위계질서가 잡혔다.

그렇기에 가정교육이 가능했다. 동네에선 어른말씀이 행동의 가이드라인이었다. 학교에는 그림자도 밟지 않는 스승이 있었다. 삼위일체 체제속에서 세상살이의 기본을 익혔다.

산업화와 도시화는 이 좋은 시스템을 붕괴시켰다. 아버지는 밖에 나가 돈을 벌었다. 별보고 나가 별보고 들어왔다. 집은 어머니의 손에 쥐어졌다. 곳간만이 아니라 전체를 관리했다.

교육이 엄마의 전유물이 되었다. 가치관과 인생관이 모친의 생각과 행동에 의해 좌우됐다. 무한경쟁사회는 이기기 위해 필요한 무기는 갖추도록 부채질했다. 학원이 그래서 번창한다.

자연히 새 시대 새 유형의 어머니상이 창조되고 회자된다. 치맛바람은 구시대 용어다. 요즘 일본에서는 몬스터 마마가 자리 잡았다. 일본식 영어다. 괴물(monster)에서 차용했다.

담임교사에게 아들의 자리를 또 옮겨달라고 보챈다. 시간마다 특별히 질문을 해달라고 요구한다. 형평성의 견지에서 보면 부당한 주문이다. 이를 거절하면 거세게 항의한다.

뺨을 때리는 행위는 다반사라 한다. 처신을 트집잡아 협박한다. 교장에게 따진다. 교육청에 고발도 한다. 허위사실을 만들어서 유포한다. 법적 문제로까지 비화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헬리콥터 엄마가 화제다. 초·중·고교 자녀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에게까지 일일이 간섭한다. 하루 일정을 휴대폰으로 수시 체크하는 행위는 약과다.

수강 신청과 자격증 취득도 소관사항이다. 교수와 학점을 담판한다. 취업과 진학도 관여한다. 취직을 했다 해서 거기서 끝이 아니다. 보직과 연봉 협상에도 손을 뻗친다.

자식 적게 낳아 키우는 시대 분위기가 만들어 낸 풍경이다. 열혈엄마의 과잉보호와 진두지휘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듯하다. 이에 반비례하여 자녀의 부성결핍증(父性缺乏症)은 증가한다.

아이는 아버지의 등만 자주 봐도 배운다 한다. 구부정한 어깨에서 정을 감지한다. 느끼면 비행을 멈춘다. 일탈 예방주사다. 아빠들이여! 술집배회 스톱하고 부권회복에 나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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