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납품소주 "너무 비싸다"
음식점 납품소주 "너무 비싸다"
  • 석재동 기자
  • 승인 2008.01.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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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타 시·도보다 상자당 1000∼3000원 높아 담합의혹 제기
음식점에 공급되는 소주가 타 지역에비해 비싸 주류도매업체들의 담합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청주시 봉명동의 한 음식점에서 영업시작에 앞서 주인이 소주를 냉장고에 넣고 있다) /유현덕기자
주류협회 "물품요구 관행 사라진다면 인하 가능"

청주지역 음식업계가 타 지역에 비해 비싸게 공급되고 있는 업소용 소주가격과 관련, 주류도매업계의 담합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9일 한국음식업중앙회 충북지회 청주시 상당·흥덕구지부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4∼5년간 청주지역 13개 주류도매업체가 소주 한상자당(30병 들이) 가격을 3만4000원의 균일가에 판매하고 있다. 이같은 판매가는 충남 천안 3만1000원, 대전 3만1000∼3만3000원, 서울 등 수도권 3만2000원과 비교하면 한상자당 1000∼3000원이 비싼 것이다.

충북지역 소주공급량이 매월 30만∼32만상자(진로+충북소주 공장출하량 합계)가 공급되고, 절반 이상이 청주·청원지역에서 소비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미뤄보면 청주지역 주류도매업체들은 같은물량을 공급하더라도 타 시·도 업체보다 연간 수십억원의 순이익을 더 올리고 있는 셈이다.

청주지역 음식업협회 회원 업소는 흥덕구 3700여곳(비회원 800여곳), 상당구 3200여곳(비회원 600여곳)에 달한다. 진로와 충북소주의 소주 출고가격은 1병당 839.36원과 840.43원(공병값 40원 별도)이다.

이에따라 청주지역 음식업계 관계자들은 "주류도매업체들이 담합하지 않고서는 이렇게 장기간 비싼가격에 소주가 공급되기 어렵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흥덕구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과 10월 두달동안 청주지역과 타 시·도 주요도시 주류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청주는 물론 충북지역 대부분이 1상자당 1000∼3000원 가량 비싸게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진로와 충북소주 공장이 청원군에 있어 물류비용이 타 지역에 비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는 청주지역 소주 공급가가 타 지역보다 비쌀 이유는 전혀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에 반발해 청주 하복대와 사창동지역 일부 대형 음식업소 업주들이 지난해 가을 '차떼기'로 타지역에서 소주를 사 나르는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면서 "현재도 대전·충남에서 출퇴근하는 일부 업주들이 매일 소주를 거주지 주류도매업체에서 사다가 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실태를 전했다.

이에 대해 충북주류도매업협회 관계자는 "크고 작고를 떠나서 개업하는 모든 음식업소들이 냉장고(1대당 35만원 안팎) 등 물품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영업자체가 안되는데 어느 주류도매업체가 이들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겠느냐"면서 "개업시 필요한 물품을 요구하는 음식업소들의 관행이 사라지는게 선행된다면 소주가격을 낮추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가격이 같은 것은 주류도매업체들이 '제살깎아 먹는' 식의 과당경쟁을 할 경우 서로가 피해를 본다는 공감대와 시장질서 때문이지 담합은 아니다"고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업계에선 냉장고를 설치해 달라는 음식업소의 일방적 요구도 시정돼야 한다면서 양측의 합리적인 대화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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