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방제작업도 작전이다
기름 방제작업도 작전이다
  • 안병권 기자
  • 승인 2007.12.1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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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안 병 권 부국장 <당진>

"밀려오는 기름띠를 해상에서 원천차단할 수 있도록 완벽한 작전을 수립해야만 한다."

지난 7일 발생한 태안 앞바다 유조선 기름유출 해양오염사고로 서해 연안이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12일 당진군이 석문면 농촌공사 도비도환경사업소에서 가진 대책회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비장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종기 당진군수(방제대책위원장)를 비롯해 경찰, 군, 소방서 관계자, 면장·어촌계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13일 현재 기름띠는 당진 경계 9 지점까지 퍼져있는 상태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남북으로 길게 늘어진 기름띠가 조류를 타고 2∼3일 내에 지역 연안에 밀려올 것으로 알려져 초긴장하고 있다.

이런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 당진군은 방제대책반 운영과 함께 관련 단체와도 긴밀히 협의에 나가는 한편, 아산만권 지자체(당진·아산·평택·화성)와 공동대응에 나서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름유출 사고당시 초기대응에 실패해 엄청난 재앙을 가져온 교훈을 절감하는 것이다. 사활을 걸고 막아내지 못하면 지역은 말 그대로 죽음의 바다를 면하기 어렵다는데 이의가 없다.

주변해역의 기름띠 감시를 위해 며칠째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의용소방대, 자원봉사자, 어민 등의 수고는 그야말로 눈물겹다.

기름제거 작업을 위해 예비비를 통해 장비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장비의 공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흡착제, 흡착포를 대신할 폐현수막이 기름제거에 효자로 떠올랐다. 나염처리된 현수막은 물은 빨아들이지 않고, 기름만을 흡수한다는 것이다. 이미 태안사고 현장에서 효용가치가 입증됐다. 지자체나 각 기관단체 창고에 방치된 폐현수막을 대대적으로 수거해 효과적인 방제에 나서야 한다.

또한 매스컴을 통해 알려진 '30만명의 기적'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997년 1월 일본 시마네현 오키노시마에서 유조선이 난파돼 6200톤이 해상에 유출, 미쿠니 마을을 덮쳤을 때 전국의 자원봉사자 30만명이 두달여 동안 백사장·해안가의 모래와 자갈을 담아내고 닦아 죽은바다를 예전의 바다의 모습으로 되살린 것이다.

즉, 방제작업의 성패는 인력동원이 관건이다. 자원봉사자가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군과 경찰, 소방서 등도 방제를 위한 자체 인원편성에 나서는가 하면 어촌계를 중심으로 주민동원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인력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민방위 대원을 소집해 내년도 교육일정을 면제조치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국방부의 결정사항이지만 예비군의 활용도 고려해 볼 만하다.

태안에서 어민들의 분통을 터트린 면세유 지급문제도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다. 어업활동이 아니라는 이유로 면세유 지급에 난색을 표하는 것은 궁색하기 이를데 없다. 달리보면 어업활동 보다도 훨씬 더 긴박하고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업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제활동을 하지말고 그냥 손 놓고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면세유를 공급하는 문제는 수협에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능동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당진군은 곧 기름띠가 연안에 영향을 미칠 것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그런 만큼 주민의 직·간접 피해에 대한 보상기준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만 한다.

지난번 '씨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 때는 피해에 대한 객관적 증거자료의 첨부가 이루어지지 않아 신청금액의 20%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 기름유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지가 결연하다. 군사작전을 수행하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관·군이 힘을 합쳐 바다의 대재앙을 막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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