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中企대출 중단 유감
국민은행 中企대출 중단 유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11.16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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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문 종 극<편집부국장>

박해춘 우리은행장이 최근 모 경영대학원 특강에서 "국내 은행들의 자산을 모두 합해도 씨티나 UBS와 같은 글로벌 은행 1곳의 절반 규모도 안된다"면서 인수·합병(M&A)을 통한 국내은행의 대형화를 강조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최근 국내 주요 은행들이 비은행 금융회사를 사들이거나 신설하면서 종합금융지주회사로 대형화 하는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1년 출범한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은행, 제주은행, 신한카드, 굿모닝신한증권,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SH자산운용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또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CS자산운용, 우리파이낸셜, 우리금융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금융그룹으로 성장했다.

또한 지난 14일 한누리증권 인수를 확정한 국민은행도 서민금융·보험업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더욱 더 몸집을 키우고 있다. 국민은행은 기본자본 기준(115억7300만달러)으로 아시아 5위, 세계 51위다.

그러나 이같은 국내 대형 은행들은 아직도 멀었다며 공룡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긍융지주는 국내외에서 M&A를 적극 검토해 나가 2012년까지 세계 50위, 아시아권 10위권의 대형 금융지주사로 키운다는 계획이고 국민은행 역시 경영권 인수가 허용된 국가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지분을 사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무한경쟁에 직면하고 있는 국내 금융권의 인수·합병(M&A)은 피할 수 없는 추세다. 따라서 거대한 공룡화로의 변신 역시 긍정적인면이 크다.

그러나 이처럼 국내 대형 은행들의 몸집이 세계적 규모로 변하면서 점점 더 대출 대상도 글로벌화될 수 밖에 없어 이 과정에서 규모가 작은 집단이나 개인이 외면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이렇게되면 지금도 그런 현상이 비일비재하지만 대형 은행들의 손실을 최소화 하려는 소위 '완빵'인 돈장사 경영이 더욱 심화된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소호(SOHO)에 대한 신규대출 억제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이달말까지 중소기업 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중소기업들의 반발이 거센 것은 당연지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대출을 경쟁적으로 확대해 놓고서 연체율이 소폭 증가한다는 이유로 일시에 중소기업대출을 축소하는 국민은행의 영업전략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성명서를 통해 표명했다.

이들은 '비올때 친구의 우산을 뺏는 격'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대출을 받아 가라며 영업활동을 열심히 할때가 언젠데 작금의 대출 중단이라는 조치는 해도 너무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부분 아이템 하나 가지고 기업을 시작한다. 그런 이들이 사업이 성공할라치면 또 대부분 대기업들에게 아이템을 빼앗긴다. 그래도 이들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은행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가능한 금융권이다.

그런 금융권이 거대화되면서 이들을 외면하려 하고 있다.

이번 국민은행의 대출 잠정 중단도 크게보면 이같은 범주에 든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중소기업의 자금공급을 막으면 회복국면의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영세기업이나 기술력에 기반을 둔 성장초기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은 불문가지다.

거대 은행들은 산업발전에 대한 책임도 있다. 그로부터 은행을 살찌우기 때문이다. '완빵' 돈장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같은 국민은행의 조치를 이끌었던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한 원활한 자금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감독해야 할때다. 국내경제 활성화는 중소기업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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