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빼곡 지갑은 텅텅 공포의 가정의 달
기념일 빼곡 지갑은 텅텅 공포의 가정의 달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4.04.30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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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어버이날 선물값
외식비·꽃값 줄줄이 인상
직장인 경제적 부담 가중
카네이션. /사진=뉴시스
카네이션. /사진=뉴시스

 

가정의 달 5월이 찾아오면서 직장인들의 `남모른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 속에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기념일까지 많은 터라 지갑이 얇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조모씨(40)는 “5월에는 어머니 생신에 장인·장모님 결혼기념일까지 겹치면서 돈이 남아날 날이 없다”며 “마이너스만 안 됐으면 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매년 어버이날마다 같은 선물을 해드릴 수 없어 새로운 선물을 해드리려고 했는데 가격이 비싸다”며 “카네이션 10송이만 해도 3만원인데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빼놓을 수 없어 항상 챙기고 있지만 가격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김모씨(39)는 온라인으로 어린이날 선물을 알아보다가 순간 당황했다.

아이가 갖고 싶은 블록완구 `레고'의 가격이 할인가를 적용해도 20만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초등생이 다룰 수 있는 다른 제품들도 대부분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세계적인 물가 상승 여파가 장난감 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씨는 “생활비가 너무 많이 나가는데 어린이날 선물까지 사주기엔 부담이 크다”며 “그래도 약속했기 때문에 안 사줄 수가 없어서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5월이 되면 직장인들은 지갑에 구멍이 뚫린 듯 나가는 돈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등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기념일에 직장인의 경제적 부담감은 커져만 간다. 올해 상승한 물가로 5월은 직장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5월 황금연휴에 외식을 하기도, 나들이를 가기에도 부담이 크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냉면, 김밥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이 1년 전보다 최대 7%대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냉면으로 7.2% 올라 한그릇에 평균 1만1462원을 기록했다.

외식이 잦은 5월에 맞춰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외식업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맥도날드는 2일부터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올린다.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도 지난달 15일 9개 메뉴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올렸다.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 가격은 2만원에 육박하게 됐다.

`배달-매장 이중가격제' 도입으로 배달 메뉴를 시키면 가격이 더 비싼 곳도 생기고 있다. 일례로 패스트푸드 업체인 파파이스는 지난달 15일 치킨, 샌드위치, 디저트,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 올리면서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했다.

5월이 웨딩의 계절인 만큼 결혼식도 몰리다 보니 직장인들에게 축의금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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