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의 아이와 이별하기 그리고 그 후
내 마음속의 아이와 이별하기 그리고 그 후
  • 구숙진 KPCA 그림책 지도사
  • 승인 2024.04.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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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그릇에 담긴 우리 이야기
구숙진 KPCA 그림책 지도사
구숙진 KPCA 그림책 지도사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란 말을 자주, 그리고 여전히 사용한다. 수천 년이 지나도록 통용된다는 것은 그 속에 진리가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무리를 이루며 그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야 했기에 관계 맺기는 개인의 성장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했을 것이다.
인간은 `관계의 삶' 속에서 살아야 하기에 상대방에게 인정받기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한다. 인정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거나 혹여 충족 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게 되면 심리적 갈등으로 생긴 상처를 무의식에 저장한다. 유년기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되면 그 시절 인격의 일부분이 미숙한 채로 무의식 속에 남아 있게 되는데 이를 내면의 아이, 쓴 뿌리, 마음속의 아이 등의 이름으로 학자들은 부른다.
상처에 따라 성난 아이, 질투하는 아이, 의존적인 아이, 열등감에 사로잡힌 아이, 의심 많은 아이, 잘난 체하는 아이, 조급한 아이, 외로움에 시달리는 아이, 두 얼굴을 가진 아이 등을 무의식 속에 키우며 같이 살게 된다. 무의식 속의 아이가 실제 현실보다 힘이 강해지게 되면 현실 속의 우리는 아는 만큼 실행하기가 어려워지고 행복도 느끼지 못하며 살게 된다. <30년 만의 휴식/비전과리더십>의 작가 이무석은 이 무의식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해결 방법으로 정신분석 받기와 자기성찰이 있다고 말한다.
이 책 중 이야기의 주인공은 `김 휴'이다. 그는 30대 후반의 소위 잘 나가는 중견기업의 임원으로 승승장구하던 사람이다. 어느 날 가장 믿었던 직속상관이며 창업 당시 자신을 스카우트했던 사장으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하면서 자기 회의와 내적 혼란 상태인 정신적 위기를 맞는다. 심한 배신감과 좌절감, 억울한 분노로 우울증이 발병한 지경에서 저자와 상담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무의식 속에 있던 내면의 아이를 직면한다. 휴는 어린 시절 형만을 편애하던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늘 똑똑한 형만을 좋아했고, 늘 자신과 형을 비교하며 자신을 비난하기를 일삼았다. 휴는 이런 아버지의 편애를 극복하려고 형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했고 더 노력해야 했다. 심지어 결혼까지도 자신이 좋아하던 여자를 포기하고 아버지가 선택해 준 여자와 결혼을 했다. 이로인해 자신도 알지 못하는 무의식 세계 속에 지나치게 경쟁적이고 적개심이 강한 아이가 자리잡게 되는데 이 `마음속의 아이'가 늘 그의 삶을 무의식 속에서 지배하고 있던 것이다.
`경청과 대화'를 통한 저자와의 상담을 통해 휴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무의식 속에 있으며 자신의 정신세계를 지배해 왔던 성숙하지 못한 또 다른 자아인 `마음속의 아이'를 발견하고 현실 속의 `나'를 직시하게 된다. 그리고는 그는 자라지 않은 아이인 `마음속의 아이'를 떠나보내며 신비로운 체험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평안과 기쁨을 누리게 된다. 인생을 새롭게 맞이한 휴는 삶의 활력을 찾았고 늘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인간에게는 타고나는 기질이 있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이 기질과 성장 과정에서 쌓이는 개인의 내외적 경험에 의해 성격은 형성된다. 나를 만드는 관계와 경험의 시작은 주 보육자인 엄마다. 그러기에 이 시기 관계가 바로 이어져야 한다. 어릴 때 자녀들을 충분히 사랑해 주고 칭찬과 격려 속에서 자라게 하는 것은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이유다. 밑바탕을 좋은 부부 관계 유지라며 엄마가 먼저 행복하기를 작가는 권한다.
요즘처럼 다양성이 난무하는 사회, 엄마의 부재를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아이들도 분명 있다. 엄마를 대신할 사람들! 배우자, 교사, 이모나 고모, 친구 그리고 종교와의 만남과 관계들 속에서 치유 받으며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작가는 그들을 인생의 선물이라 말한다.
휴의 이야기를 통해서 내 안에 `마음속의 아이'가 있지는 않은지, 그런 나로인해 내 자녀 속에 그리고 또다른 사람 속에 `마음속의 아이'를 만들어 주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돌아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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