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벌 도시재생 거점시설 ‘개점휴업’
안덕벌 도시재생 거점시설 ‘개점휴업’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4.03.2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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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건립비 3억9천만원·매월 무인경비비 투입
수요 검토 없이 짓고 보자 식 … 주인없는 가게 전락
신민수 시의원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 마련 시급”
안덕벌 공간 건물 전경.
안덕벌 공간 건물 전경.

 

청주시가 수억 원을 들여 만든 도시재생 거점시설인 안덕벌 공간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주민 수요와 활용방안 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일단 짓고 보자'는 식으로 추진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청주시에 따르면 시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추진한 안덕벌 예술의 거리 상권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지난 2020년 2월 안덕벌 공간 건물을 지었다.

3억9000만원을 들여 지은 2층 규모의 이 건물은 공유재산 무상사용 수익허가 방식으로 한 협동조합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 건물 1층은 즉석구이 김과 도토리묵을 만들어 판매하는 판매장으로, 2층은 주민 회의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판매장은 문을 여는 날이 거의 없어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나 다름없다.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가게에 상주하는 사람이 없어서다.

판매시설을 갖추고 마을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계획이었으나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건물 무인경비비로 매월 8만8000원을 지원하고 있어 예산낭비 논란을 빚고 있다.

이 건물이 이처럼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주민 참여 없이 행정 주도로 건물부터 지은 탓이 크다.

지역 특성이나 주민 요구가 고려되지 않은 채 건물이 지어져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또 건물만 지어주고 운영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는 등 사후관리가 미흡한 것도 이유로 지적된다.

도시재생사업은 쇠퇴로 인한 도시 슬럼화를 막고 지역 활성화를 꾀하기 위한 것으로, 청주에서는 도시재생허브센터, 청춘허브센터 등 7곳의 거점시설이 만들어졌다.

거점시설은 도시재생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시설로, 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할 문화시설이나 공동작업시설, 전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신민수 청주시의원은 “도시재생 거점시설이 주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조성된 만큼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지속 가능한 운영 및 활성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조합이 김과 묵을 만들때는 매장 문을 연다고 해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사용수익허가만 내줘 운영여부까지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조합과 활성화 방안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형모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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