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되새기다
삶을 되새기다
  • 심억수 시인
  • 승인 2024.03.2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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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엿보기
심억수 시인
심억수 시인

 

여행은 나의 고정관념을 벗어나 현실을 자각하는 설렘이 있다. 태국 파타야 나끄아 해변에 위치한 진리의 성전을 통해 내가 모르고 있던 세계에 대한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다.

진리의 성전은 1981년부터 짓기 시작하여 지금도 건설 중이다. 바다의 염분이 있는 바람에 나무가 부식되기 때문이란다. 공사가 진행 중인 건물이라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단다.

진리의 성전으로 가는 길목에 성전 건물에 부착할 조각상을 제작하고 있다. 관광객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에 몰두한다. 태국인은 없고 캄보디아와 미얀마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성전의 실제 크기의 10분의 1로 제작된 모형 앞에서 건축 과정과 건물내외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을 들었다.

진리의 성전은 높이가 105m로 기둥만 170개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목조건물이란다. 태국의 전통기법으로 지었단다. 쇠못은 사용하지 않고 천장, 바닥, 기둥 등 건물의 모든 부분을 나무를 깎아 퍼즐처럼 끼워 맞추는 방식으로 건물을 세웠다고 한다.

작업장을 지나 밖으로 나오자 거대한 건물이 나를 압도한다. 웅장한 건물의 위용에 놀라고 섬세한 조각상의 예술성에 탄성이 절로 났다. 외부 곳곳에 치장된 수많은 조각상은 예술의 경지를 넘어 경이롭다. 이국의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장구한 세월을 뛰어넘은 장인의 숨결로 다가오듯 가슴이 벅찼다. 건물 외부는 물론 내부의 벽과 천장 전체에 가득한 조각 작품이 신령스럽다.

진리의 성전은 인간의 마음을 고양시킬 목적으로 만들었단다. 주제별 방마다 다양한 불상과 태국, 중국, 캄보디아, 버마, 인도의 역사와 설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조각상으로 꾸며져 있다. 방마다 신성한 분위기에 삶의 진리를 실현하려는 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1번 방은 탄생을 주제로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한 물음과 인간은 누구나 흙, 물, 바람, 불의 4대 원소의 결합으로 탄생했다. 그래서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는 깨달음을 준다.

2번 방은 인생 삶을 주제로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사람의 삶의 배경은 달라도 성장은 자연에 달렸다. 인간 평등을 실현하고자 한 창립자의 정신이 담긴 곳이란다.

3번 방은 삶의 끝 죽음을 주제로 부처님의 유물이 안치되어 있다. 죽음의 공허함을 표현하기 위해 천정에 아무런 조각도 하지 않고 일부러 비워두었단다.

4번 방은 문명의 표본을 주제로 현재까지도 사람들에게 미덕이 전해져 오는 모범적인 인물 관세음보살, 아미타불, 문수보살. 노자, 공자 등의 조각상이 새겨져 있으며 라마 9세의 동상이 있다.

5번 방은 인생의 목표를 주제로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정직, 배려, 희생, 나눔의 미덕을 실현해 평화를 구현하려는 마음을 담고 있다.

6번 방은 사회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주제로 사회의 기점인 가족에 대한 메시지로 부모의 역할을 생각하게 한다.

7번 방은 사회의 시작을 주제로 인간사회의 성장 과정과 윤회 사상을 담고 있다.

진리의 성전은 동양 신화를 기반으로 인간의 삶의 철학을 아름다운 조각 작품으로 꾸며 놓은 거대한 목조건물이다. 동양 철학과 다양한 사상이 접목된 진리의 성전을 둘러보면서 나의 삶을 되새겨본 뜻깊은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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