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서 해준 일이 뭐가 있어?”
“나를 위해서 해준 일이 뭐가 있어?”
  • 정상옥 청주시청 복지정책과 복지정책팀장
  • 승인 2024.03.1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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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정상옥 청주시청 복지정책과 복지정책팀장
정상옥 청주시청 복지정책과 복지정책팀장

 

“국가가 나를 위해서 해준 일이 뭐가 있어?”

“따뜻한 사무실에 앉아서 펜대만 굴리는 당신들이 뭘 알아?”

“내 인생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지 알기나 해?”

건물이 무너져라 쩌렁쩌렁한 소리가 문화제조창 2층 사무실 전체를 뒤덮는다. 어느 과인지는 모르지만 듣자 하니 지난번, 또 그 지난번 내방했던 단골 고질민원인이다. “에효….” 사무실 여기저기서 작은 탄성들이 터져 나온다.

얼마전 김포시에서는 겨우 1년 반을 갓 넘긴 새내기 공무원이 포트홀 긴급보수 공사와 관련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항의와 SNS를 타고 퍼진 2차 가해로 아까운 생을 달리했다. 그렇게 이 세상을 등진 그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누군가의 장한 아들이었을 것이고, 싸우면서도 미운 정이 든 아끼는 동생이었을 것이며, 애가 끓게 사랑하는 사람의 연인이었을 것이다.

필자는 공무원으로 30년 이상을 근무하면서도 복지부서에서 근무한 지는 겨우 2년 남짓인 행정직 공무원이다. 나를 포함한 많은 행정직 동료들은 `복지'의 `복'자도 선호하지 않는다. 그만큼 험악하고 힘든 민원을 일선에서 상대해야 하고, 하루가 멀다하게 야근을 해야 하는 곳이 바로 그 `복지부서'이기 때문이다. 꼭 복지직 공무원만을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복지공무원은 물론 각종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들은 열악한 처우와 불안전한 근무환경에 맞서 버티듯 근무해왔다.

청주시에서는 민선8기에 들어서면서 88개 이행과제를 목표로`더 좋은 청주, 행복한 시민'을 위해 정진하고 있다. 그중 한 가지 이행과제가 위의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를 위한 처우개선이다.

그 첫 단계로 2022년 9월 `청주시 사회복지사 등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조례'를 개정하고 사회복지 종사자 보수실태조사를 통해 지난해 4월 열악한 여성폭력피해지원시설에 대한 인건비를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의 90% 수준으로 우선 보장하였다.

또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장려수당 지급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그동안 혜택을 받지 못하던 비법인운영 사회복지시설 및 사회복지사업 수행기관 58개소 262명에 대한 장려수당을 추가로 지급했다.

3종 휴가제(자녀돌봄, 장기근속, 건강검진)를 도입하여 최소한의 근로권·안전권·건강권·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체인력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지난 7일에는 한국사회복지공제회와 협약을 통해 청주시 사회복지 종사자 1847명에 대해 상해보험 단체가입비 중 본인부담금 1만원에 대한 보험료를 지원해 혹시나 모를 상해사고에 발생되는 의료비 지원은 물론 사회복지시설의 안전 및 운영 개선에 관한 사업도 상호 협력하게 됐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들이 복지 분야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의 노고에 100% 만족스러운 인센티브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청주시의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그들은 또 다시 소리지르는 민원인의 앞에서 용기내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고, 또 다시 힘을 내어 서로를 위로하며 한 발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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