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면진료 확대? 전공의 공백과 무슨 관련 있나"
의협 "비대면진료 확대? 전공의 공백과 무슨 관련 있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4.03.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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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료대란 아니라며 비상진료체계 가동"
"수련병원 입원·치료공백인데 비대면진료 확대"



정부가 전공의 부재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내놓은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 조치와 '시니어 의사제' 시범사업 등을 두고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사태 해결과 아무런 상관없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현 상황이 의료 대란이 아니라고 못 박으면서도 중대본을 운영하고,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를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백이 일어나고 있는 곳은 수련병원의 입원 치료 영역"이라면서 "외래 진료만을 대체할 수 있는 비대면 진료의 전면 확대는 애초 이번 사태의 대책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마치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 조치가 현 사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인 양 호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전면 확대가 시작된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1주일 동안 의료기관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원급 비대면 진료는 3만569건이 청구돼 전주 대비 15.7%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병원급은 76건을 비대면 진료로 청구했고, 감기와 같은 경증 환자가 주된 이용자였다.



주 위원장은 "정상적으로 진료하고 있던 의원급 의료기관의 비대면 진료 확대와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증 질환 비대면 진료 증가가 수련병원 의료 공백 사태 해결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면서 "정부는 협의를 통해 시범사업으로 이뤄지고 있던 비대면 진료를 막무가내로 전면 확대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은퇴 의사가 지방의료원 등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시니어 의사제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주 위원장은 "정부는 현재의 의대정원을 유지하면 10년간 3만명의 의사가 배출되지만, 2035년 70세 이상 의사 수가 3만 2천명이라고 발언하며 마치 70세 이상 의사는 모두 은퇴해 현업에 종사하지 않는 것처럼 묘사했다"면서 "하지만 이미 정부에서도 밝혔듯 현재도 70세 이상 의사들은 왕성하게 의료기관에서 활동하고 있어 의사의 은퇴 연령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타협 없는 폭주가 지속되면서 이번 사태는 점점 대화를 통해 해결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에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이고, 전공의협의회는 어제 국제노동기구(ILO)에 긴급 개입 요청 서한을 발송했다"고 했다. 전공의협의회는 정부의 사직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이 ILO 협약 '강제노동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며 ILO에 긴급 개입을 요청했다.



또 "대화와 타협으로 풀 수도 있었던 문제를 사법부와 국제기구의 판단에 맡기게 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은 바로 불통으로 일관해 온 정부에 있다"면서 "정부는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의사들에 대한 탄압을 멈추고 대화와 타협의 자세를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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