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대박 투자” 대전은 대청호 ‘황태자’
“40년 전 대박 투자” 대전은 대청호 ‘황태자’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4.03.1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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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조성시 136억 투자 … 연 3억톤 공짜
매년 20억 내고 162억원어치 물 사용
2031년 사용권자 권한 영구 무상공급
청주 규제 독박 속 2800만톤 불과 대조

 

소양호, 충주호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 큰 대청호. 총 저수량 11억 톤(저수총량 15억톤의 70%)의 용수는 청주를 비롯해 대전, 세종, 충남 등 충청권 400만명에게 생명의 젖줄로 공급되고 있다.

이 물을 관리하고 공급하는 곳은 공기업 한국수자원공사다.

말하자면 수자원공사는 도매업체, 주민들에게 직접 물을 공급하는 지자체는 소매업체인 셈이다.

수자원공사의 물값은 강물 원수의 경우 t당 52.7원, 깨끗하게 걸러낸 정수는 t당 432원이다. 전국 지자체에 동일가로 판매되는 가격이다.

다만 청주시와 대전시는 대청호 용수를 무료로 사용한다. 댐 조정 당시의 `수리권'을 인정받고 있는 덕분이다.

대전시가 무료로 공급받는 대청호 원수는 매년 3억800만 톤에 이른다.

대청댐 전체 저수량 13억 톤의 28%를 차지한다.

반면 청주시는 한해 무상으로 받는 물은 2800만 톤에 불과하다. 대전이 공짜로 받는 양의 10분의 1 정도 수준이다.

청주가 대전보다 적은 양의 용수를 공급받는데에는 오래된 연유가 있다. 대전은 1975~1980년 충청권 급수원인 대청댐을 건설할 당시 취동취수탑과 죽리동 취수장 터널(3.8㎣)공사비 명목으로 136억원을 현금 투자했다. 당시로서는 막대한 재원이었다. 그 대신 대전은 1982년부터 2031년까지 50년간 매년 3억800만 톤의 원수를 공급받는다는 계약을 확보했다.

사업비 136억원은 50년간 분납으로 이자와 관리비가 붙어 실 투자비 458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기준으로 연간 20억원 가량을 납입해야 한다.

현재 대전시가 무료로 공급받는 용수 3억800만 톤의 물값은 대략 162억원어치다.

결국 연간 20억원을 내고 매년 162억원어치의 물을 사용하는 셈이다. 50년으로 계산하면 458억원을 투자해 8100억원 상당의 원수를 확보한 것이다.

18배의 수익을 올린 말그대로 `대박 투자'다. 게다가 대전은 공사비 분납이 끝나는 2031년 이후부터 댐 사용권자 권한을 갖는다. 이때부터는 아예 공짜로 물을 영구히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청주(청원) 역시 댐 조성 당시 건설비 111억원 납부가 예정돼 있었다. 청주는 이중 1990년도까지 8억원을 분납했다. 그러나 이후 수자원공사는 전용시설 사용료 3억원을 뺀 나머지 5억원을 청주시로 반환했다. 그리고 기득수리권(댐 사용자 권한)만을 인정해 한해 2800만 톤의 용수를 무상 공급하고 있다.

136억원을 일찌감치 투자해 `대박'의 수자원을 확보한 대전과 달리 청주는 돈을 돌려받고 대전의 10분의 1에 불과한 물만 확보한 셈이다.

대청호의 온갖 규제는 독박을 쓰면서 `찔끔' 수자원을 확보한 청주로선 40여 년전 과감한 투자로 대박을 올린 대전이 그저 부러울 뿐이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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