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이토 히로부미' 발언 논란
성일종 `이토 히로부미' 발언 논란
  • 연합뉴스 기자
  • 승인 2024.03.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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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육성 선례 언급 … 일각 “침략 원흉 부적절” 지적

국민의힘 성일종(서산·태안) 국회의원이 인재육성과 장학사업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이었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선례로 언급해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서산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성 의원은 지난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학생들을 격려하며 “미국이 일본을 무력으로 굴복시켰을 때 일본의 작은 도시 하기(萩)에 있던 청년 5명이 `영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겠다'며 주 정부에 장학금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법적으로 장학금을 줄 수 없자 재정국장이 금고 문을 열어둔 채 나갔고 청년들은 금고에 있던 금괴를 갖고 영국으로 가서 공부하고 왔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그렇게 공부하고 돌아와 해군 총사령관 등을 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이토 히로부미”라며 “다음 세대를 키울 (장학)제도가 없을 때 (재정국장이) 금괴를 훔쳐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이토 히로부미 등이) 그 금괴로 공부하고 난 뒤 일본을 완전히 개발시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토 히로부미가)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고 그만큼 우리에게 불행한 역사이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고 덧붙이면서 학생들에게 “지역사회가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하고 미래에 조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부적절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불행한 역사임을 알면서도 굳이 우리에게는 `침략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끌어와 마치 칭송하듯 예로 들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그것도 3·1절 바로 이틀 뒤에 열린 행사라 더 적절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성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금괴를 훔쳐서까지 공부해 일본의 근대화를 이룬 예를 들면서 이제는 장학제도가 잘 마련돼 있는 만큼 걱정 없이 공부에만 매진하라는 격려 차원이었을 뿐”이라며 “동시에 사람과 교육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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