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등불 가로등
거리의 등불 가로등
  • 이도희 청주시 흥덕구청 건설과 주무관
  • 승인 2024.03.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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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도희 청주시 흥덕구청 건설과 주무관
이도희 청주시 흥덕구청 건설과 주무관

 

밤 늦은 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길가의 거리를 걷다 보면 어둠에 사로잡혀서 예민해질 때가 있다. 어두운 길가를 걷다 보면 저 멀리서 보이는 길가의 가로등이나 골목길 보안등의 불빛이 겁에 질려있던 나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아무런 걱정없이 귀갓길로 인도해 준다.

요즘 뉴스나 신문을 보면 간혹 도시 내에서 범죄 소식을 접하기도 한다. 범죄가 모두가 볼 수 있는 낮 시간대보다 야간 시간대에 많이 발생한다는 것으로 보아 가로·보안등의 중요성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길거리에 있는 불빛만으로도 야간에 일어나는 범죄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듯이, 가로등·보안등의 유무가 범죄 발생에도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뉴스를 접하고 나서는 흥덕구 가로등 담당자로서 길거리를 걸을 때 낮보다는 실제로 야간에 주변 밝기를 보고 더 신경을 쓰곤 한다. 특히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학생들이 있는 학교·도서관 주변, 인적이 드문 골목길, 민원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검토해 가로·보안등을 설치하고 효율이 좋은 LED등기구로 교체하고 있다. 신규 설치를 원하는 민원이 들어오면 다 설치하고 싶어도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여 모든 민원 처리가 어려울 때도 있지만 추후라도 추진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주택가의 경우 설치된 가로등에서 나오는 빛으로 인해 수면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도 적지 않다. 가로등이 골목길을 비추어 통행에는 불편한 문제가 해소됐지만, 창문으로 뻗어나가는 빛으로 인해 야간에 잠을 자는 데 불편을 주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빛이 창문 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새로 설치된 가로등에는 가림막을 설치하여 통행 및 수면 불편을 해결하기도 한다.

또한 농경지 주변에도 위와 같은 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 농경지 일대는 인구밀도도 적고 인적이 드문 곳이 많아서 밤에 길을 걷다 보면 도시지역에 비해 어두운 광경이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벼, 들깨와 같은 농작물들은 주변 가로등의 빛을 받으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가을철에 주변을 걷다 보면 가로등이 꺼져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도로 이용자들과 농부들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현재 우리는 가로등을 설치할 때 농작물에 빛이 가지 못하도록 가림막을 설치하거나 양방향 점멸기를 이용해 농작물 생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간에는 점소등 시간을 조정하는 일이 많다. 간혹 이런 일로 인해 가로등을 설치할 때 곤혹스러운 경우가 종종 있다.

이와 같이 흥덕구는 2명의 가로·보안등 담당 주무관이 가로·보안등 설치 및 유지보수 관련 민원을 검토해 민원인이 만족하게끔 처리하고, 가로등 관련 고장 민원이 들어오면 시민들이 도로를 이용하는 것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2일 내 보수 완료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가로·보안등 업무를 맡게 되고 나서 길을 환하게 밝혀주는 가로등을 보며 가로등 관리업무는 단순 업무가 아닌 지역주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는 중요한 업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맡은 일에 자긍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오늘도 시민 모두가 밤거리를 마음껏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흥덕구의 밝은 길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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