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기 싫어요” 떼 쓰는 우리 아이 혹시 분리불안장애?
“학교가기 싫어요” 떼 쓰는 우리 아이 혹시 분리불안장애?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4.03.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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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시작 … 두통·불안감 등 신체·심리적 고통
전체 아동의 4.1% 차지 … 12세 미만 많이 발생
학교·일상적응 어려움 지속땐 전문의 진단 필요

새 학기 학교가는 것에 유독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에 가지 않으려는 행동이 오래 지속되거나 두통, 불안감 등 신체적·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면 ‘분리불안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분리불안장애는 12세 미만 아동에서 가장 흔한 불안장애 중 하나로 전체 아동의 4.1%에서 나타난다. 특히 학교를 가기 시작하는 7, 8세에 가장 흔히 발생한다. 하지만 분리불안장애는 주변의 관심과 치료로 스스로 불안감을 잘 다루게 되면 호전되기 쉬운 질환이기도 하다.

분리불안장애는 아동의 타고난 기질과 의존적인 성격 때문일 수도 있고, 부모가 불안해하면 아이도 부모와의 분리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공황장애나 우울증이 있는 부모의 자녀에게서 분리불안장애가 더 많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예민한 기질을 타고났거나 수줍음이 많고 긴장을 많이 하는 아이들은 처음 학교에 갈 때 불안해하면서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는 행동을 일시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집이나 양육자로부터 떨어지는 것을 심하게 불안해하면서 다시 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 적응에 어려움이 큰 경우 분리불안장애로 진단하게 된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하면서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거나, 수업 중간에 집으로 돌아오거나,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는 경우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모의 양육 태도도 자녀의 분리불안 장애에 영향을 끼친다. 아이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부모가 과잉보호 또는 간섭하거나 부모와 아이 간 애착이 불안정한 경우 분리불안 장애 위험이 증가한다.

아이가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 양육자와 서서히 떨어져 혼자 학교에 갈 수 있도록 적응시킨다. 첫째 주에는 보호자가 교실 자리까지 함께 가고, 둘째 주에는 보호자가 교실 문 앞까지 함께 가고, 셋째 주에는 보호자가 복도 입구까지 함께 가고, 넷째 주에는 보호자가 건물 입구까지 함께 가는 것이다.

부모 등 보호자를 떠올릴 수 있거나 연결되는 느낌이 들 수 있는 물건을 지니고 다니는 것도 불안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엄마, 아빠의 사진이나 인형 등을 활용하거나, 목소리를 들어야만 안심한다면 휴대전화를 주고 불안하면 전화를 하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전화의 횟수를 조정하고 적절한 상황에서만 전화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불안을 달랠 수 있을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부모가 아이와 떨어질 때 불안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도 있다. 부모는 담담한 태도로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주면서 아이의 불안한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엄마가 불안을 지혜롭게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아이는 자신의 불안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게 된다”면서 “또 엄마가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놀이 치료도 도움이 된다. 아이를 안심시켜주고 불안한 마음을 읽어주는 면담 치료도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부모와 아이의 분리가 어려운 경우 가족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같은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면서 “불안의 정도가 심하고 오래 지속될 경우 전문가를 찾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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