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결산
2007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결산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7.10.2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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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도시로서 확고한 자리매김

전시내용·규모·수준 긍정적 평가

국외 홍보 미흡·지역 전문예술인 양성 위한 토대 마련은 아쉬워

'창조적 진화 - 깊고 느리게'란 주제로 화려하게 펼쳐진 제5회 2007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2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일 세계 50여개국 2000여 작가들이 참여해 청주예술의 전당과 청주문화산업단지에서 분산 개최한 이번 축제는 총 관람객 59만명으로 예년에 비해 23% 증가한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국제 공예인들의 축제 한마당으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전통공예과 현대공예를 아우르는 전시와 동양과 서양의 다양한 공예문화를 선보임으로써 국제공예의 흐름을 가늠하고, 미래의 공예문화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의 증가는 공예도시로의 청주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문화교류를 통한 새로운 문화산업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공예축제에서는 예술과 체험, 구매 등이 결합된 전시장으로 꾸몄으며, 각 공간의 특성에 맞게 작품을 전시하는 등 예술과 산업의 조화로움을 살려 공간 구성을 선보였다.

예술을 위한 본 전시관은 각 나라별 전통공예와 이를 발전시켜온 현대공예의 작품 464점을 전시함으로써 공예의 가치와 변화된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했다.

특히 공예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1 전시관 '잃어버린 가치를 찾아서'와 2 전시관 '공예 삶의 대한 형식'으로 구성해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유리공예와 금속제품 등을 선보인 이탈리아 작품은 공예축제를 한층 격조있게 만들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초대국가로 참가한 이탈리아 작가들은 작품과 전시장 구성에서도 최고 수준의 작품이미지를 담아내기 위해 각별한 신경쓰는 등 프로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국제공예공모전에서 엄선된 180점의 공모작품과 어린이공모전 작품 전시는 미래적이고 창조적인 공예문화를 위한 장으로 마련했으며, 중요무형문화재 '느림의 미학' 전시장에서 이루어진 전통공예의 장인들의 시연은 잊혀져 가고 사라져가는 우리 옛 문화를 재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페어전으로 열린 '아트 앤 데코 하우스'는 공예산업으로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나라별, 작가별, 작품별 등 다양한 공예의 장을 펼친 부스는 공예가 산업과 연계하며 5억원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했다.

이로써 침체한 공예산업의 새로운 활로 모색과 산업형 비엔날레로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러한 산업으로의 전환은 지난 22일 남상우 시장이 공예비엔날레 상설관 건립 추진 의사를 밝힘으로써 청주가 공예도시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시장구성에서 체험행사를 치른 '공예 체험장'은 전국 300여 개 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현장학습의 날을 이용해 전국의 초·중·고등 학생들이 다양한 공예체험과 공연이벤트를 함께 즐기는 등 축제 속에 작은 축제로 이어갔다. 이처럼 올해 행사에 전시된 공예 작품 6000여점은 대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시를 기획하고, 공예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관심을 높임으로써 청주는 물론 국내 공예계와 공예산업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제 규모의 축제로 청주국제공에비엔날레가 그 위상을 확고히 하고,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2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공예비엔날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과 더불어 다각적인 국내외 홍보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행사를 앞두고 이루어지는 홍보가 아니라, 좀더 내실있게 준비함으로써 국제적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둘째, 역량있는 외국 작가의 참여율을 높여라. 이번 국제공모전에 참가한 외국 작가의 수는 늘어났지만, 역량있는 세계 공예인들의 참가를 유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공모전에 참여가 어렵다면 초대작가 전시를 대폭 늘려 전시장을 구성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셋째, 효율적인 행사장 운영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청주예술의 전당과 청주문화산업단지로 이원화 한 행사장 운영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2행사장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등 축제의 장을 살리지 못했다는 여론이다. 여기에 예술적 측면을 담아내기 위해 청주예술의 전당 광장을 비워둠으로써 오히려 축제가 한산하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예술적 의미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야외 광장에서 작가들의 퍼포먼스를 진행해도 좋을 듯싶다.

넷째, 지역 전문 예술인을 키우기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선임된 예술감독과 큐레이터는 지역의 정서를 이해하고 이를 담아내는 데는 역부족이다.

국제규모로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선 역량있는 예술감독의 선임이 우선시 되더라도, 지역 예술인들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예술감독이나 큐레이터의 보조적 역할을 통해 경험의 기회를 가능한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이는 결국 지역의 전문 예술인 양성과 더불어 국제 규모의 비엔날레가 지역 정서를 담고, 국제 무대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5회 청주국제공에비엔날레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지만, 새로운 출항의 돛을 올려야 할 때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의 탄생지로 금속공예 신기원을 이룬 청주의 역사성을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통해 거듭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 인터뷰 송번수 홍익대교수

-올해로 5회째 치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내린다면

예년의 행사에 비해 모든 부문이 원활하게, 그리고 발전적으로 진행되었다.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출품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전시장 운영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적절하게 배분해 작품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어느 부문이나 마찬가지인 것처럼 공예 역시 갑자기 발전하기란 어렵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꾸준히 공예축제를 진행하고, 이를 국제 행사로 키워나가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이번 행사는 예술과 산업, 체험을 조화롭게 운영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세계적 공예 축제로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아쉬운 것은 홍보다. 특히 외국에서의 홍보 부문은 아직도 미흡하다. 행사 전후로 그치는 홍보가 아니라, 외국 공예전문지나 학술대회 등을 통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알려야 한다. 또한 외국 작가들에게 기회를 많이 줘야한다. 국제공모전과 같은 행사에서는 외국 작가들에게 들러리 서고 있다는 심리적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 좋은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과감하게 외국 작가를 수상자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공예가 국제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조건이 있다면

현대공예는 전통공예보다 크게 발전하고 있지 못하다. 이는 공예작가 자신들의 사고 속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창조와 모험을 두려워하고, 지난 것을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현대공예가 발전의 기폭제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공예가 산업으로 확대되려면 작가의 열정과 더불어 작가를 지원하는 국가 공예지원 정책이 더 보완돼야 한다. 한국 미술 5000년을 살펴보면 공예가 차지하는 부분이 컸다. 누적된 자양분을 토대로 예술 측면에서 회화나 조각 부문을 부각시켜 국가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전통을 기반으로 공예 강국을 이뤄야 한다고 본다.

-2년 후 치를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더 성공적으로 개최되기 위해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모든 것이 예산과 비례한다. 적은 예산으로는 국제 규모의 행사를 치르긴 어렵다. 우선 예산확보와 국제 홍보의 지속적인 실시, 그리고 공예인의 인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공예 강국인 동구라파는 참가율이 거의 없다. 전략적으로 좋은 작가와 좋은 작품의 출품을 유도하고, 필요한 경우 초대국 형태로 전시에 참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공모전의 경우 역량있는 외국 심사위원 선정을 통해 국제공예비엔날레의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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