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행동 8일째 … 환자·의료진 `녹초'
집단행동 8일째 … 환자·의료진 `녹초'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2.2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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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피로 누적 진료 축소
환자는 치료 못 받을까 초조
첨부용.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를 하고 있다. 2024.02.27. /뉴시스
첨부용. 조규홍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를 하고 있다. 2024.02.27. /뉴시스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에 반발해 전공의 집단 행동이 8일째로 넘어가면서 현장에 있는 환자들과 의료진들은 지쳐가고 있다.

27일 기준 충북대병원 소속 전공의 137명 중 121명의 전공의가 출근을 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충북대병원 응급실은 7명의 전문의가 3일에 한 번꼴로 당직을 서고 있다.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치료실도 전문의 4명이 밤샘 교대근무를 서고 있다.

지난 23일 보건의료재난 경보단계가 `심각'단계로 격상하면서 의료진들의 표정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충북대병원 응급실 앞은 보호자를 찾는 의료진들의 목소리로만 채워져 삭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응급실 문을 열고 나와 엘레베이터로 이동하는 의료진들의 어깨는 하나같이 축 쳐져 한 마디 없이 지나갔다. 응급실에 있는 환자를 기다리는 보호자들이 대기실에서 기다리다 지쳐 졸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현재 충북대병원은 입원 병상 가동률이 70%대에서 40%대로 떨어졌다. 안과진료는 응급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비응급 환자 수술 일정은 취소하거나 미뤄졌다. 하루 평균 수술 건수는 약 70건에서 40건으로 43% 준 상태다.

충북대병원은 지난달 기준 펑균 응급환자 수는 130명이지만 현재 수용하는 환자 수는 3분의 1 수준이다.

충북대병원 관계자는 “비상진료체계 진행으로 의료에 차질이 없도록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장기화로 가면 이 체계를 계속 유지하기는 힘들것 같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불안도 고조되도 있다.

충북대병원에서 중증 환자로 진료 받고 있는 정모씨(여·56)는 “빅5 병원으로 가야하는데 예약을 도저히 잡을 수가 없어 충북대병원으로 왔다”며 “다행히 진료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수용할 수 있는 환자 수가 더 줄어드는거 아니냐”면서 불안한 내색을 보였다.

청주의료원 관계자는 “진료 차질이 지속되면 수도권 병원에 간 지역 환자들은 그나마 진료 사정이 나은 지역 병원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현재 체제로는 이들을 모두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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