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의 脈 … 거장 작품 `한자리에'
한국화의 脈 … 거장 작품 `한자리에'
  • 남연우 기자
  • 승인 2024.02.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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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새달 14일부터 서울 충북갤러리서 개최
박승무·장우성·김기창·박노수 등 7인 21점 선봬
박승무作 '계촌모설'(1964).
장우성作 '송학도'(1992).
김기창作 '점과 선시리즈'(4폭병풍·1993).
박노수作 '고사'(연도미상).

실험적인 한국화 양식의 확산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거장들의 작품전이 서울 충북갤러리에서 열린다.

충북문화재단은 다음달 14일부터 4월1일까지 충북갤러리(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올해 첫 기획전으로 `충북 한국화의 脈(맥)'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심향 박승무, 월전 장우성, 운보 김기창, 남정 박노수, 창운 이열모, 심정 임송희, 황창배 등 충북과 연고가 있는 거장 7인의 작품 21점이 한 자리에 모인다. 충북 한국화의 맥이라는 제목처럼 한반도의 역사를 고스란히 겪으며 독창적인 창작활동을 펼친 작가들의 역작을 살펴볼 수 있다.

재단 측은 “전시를 통해 개성있는 작가들의 역량을 살펴보고 나아가 한국화 예술의 뿌리를 찾아가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무와 장우성은 옥천과 충주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미술계의 화풍이 서양화에서 동양화로 변모하는 시기에 활동한 인물들이다.

박승무(1893~1980)는 동양화 6대 화가로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최고의 설경 작가로 알려진 박승무의 1964년작 `계촌모설'은 현실감 있는 실경을 화폭에 담았다.

장우성(1912~2005)은 이당 김은호의 수제자로 해방 이후 30대 중반에 서울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그의 작품 `송학도(松鶴圖)'에서는 해, 소나무, 두 학의 모습을 통해 상서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김기창(1913~2001)은 지난 1976년 외가였던 청주에 운보의 집을 지으며 충북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청각장애를 딛은 변화무쌍한 작품으로 한국화단의 변천사를 보여준 독보적인 작가로 평가받는다. 가로 3m가 넘는 4폭 병풍 `점과 선 시리즈'에서는 일탈된 느낌의 공간적인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이열모(1933~2016)는 보은 출신으로 농촌의 향토적인 풍경과 실경산수화를 현장에서 완성하는 독특한 화법을 개척했다. 작가가 직접 소박한 자연주의라 표현한 작품 `향원정(香遠亭)'에서는 담백한 필선을 감상할 수 있다. 임송희(1938~2022)는 증평 출신으로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산수화로 인정받아 심전(心田) 안중식, 심산(心山) 노수현, 심경(心耕) 박세원에 이어 심정(心井)호를 받았다. 그의 작품 `장가계'는 중국 장가계(張家界)의 독특한 지형과 경치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외에도 지난 1955년 수묵채색화로 첫 대통령상을 받은 한국화 1세대 작가 박노수(1927~2013)의 작품`고사', 기존의 한국화 화법을 과감히 탈피해 실험적인 한국화 활동의 정점에 있던 황창배(1947~2001)의 `꽃상여'도 만나볼 수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를 조명하는 기회와 충북 예술의 지평을 확장하고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회 첫 날인 다음달 14일에는 열음식과 함께 송희경 미술사학자의 `전통 한국화의 발전 과정과 실험적 한국화 전개와 확산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충북 연고 작가' 전시 연계 세미나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는 오전10시부터 오후7시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남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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