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과 비만
갑상선과 비만
  • 김희준 청주나비솔한의원 대표원장
  • 승인 2024.02.2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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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식단이나 운동을 잘하고도 이상하게 살이 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고 아주 가끔은 뭔가 병이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오늘은 그중에 아주 많은 수를 차지하는 갑상성 질환에 대해서 알아보자.

대한갑상선학회의 자료를 보면 유병률은 1.5%다. 특히 저하증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5배 위험하다. 그리고 암 1등도 갑상선이다.

갑상선이란 우리 목에 있는 나비처럼 생긴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에너지 사용을 조절하는 녀석인데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잘 만들어져서 체중 증가, 부종, 건조한 피부, 피로감, 추위에 약해짐 등을 유발한다. 반대로 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이 나와서 식욕증가, 피로, 대변 자주 봄, 부정맥, 체중 감소 등을 유발한다.

그럼 갑상선이 체중에 정말 관련이 있을까?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의 2009년 연구에서 2만709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저하증이 있는 사람은 BMI가 더 높았고 비만 확률도 더 높았다.

그럼 이게 왜 관련이 있을까? 갑상선 호르몬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고 여기에는 기초대사량도 포함된다. 그런데 저하증은 사용하는 에너지가 줄어드니까 똑같이 먹어도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항진증은 반대로 오히려 살이 빠지게 된다. 미국 갑상선 협회에 따르면 저하증으로 평균 2.5~5㎏ 정도가 찔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이 늘어난 체중의 많은 부분이 수분이라고 하고 저하증 증상 중의 1가지가 부종인 것을 보면 납득이 간다.

참고로 항진증도 살이 찌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항진증 치료 후에 살이 찌는 경우가 많다. 항진증으로 빠졌던 체중이 돌아오는 것도 있지만 이미 많이 먹는 것에 익숙해져서 원래보다도 더 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항진증의 치료 결과로 저하증이 되는 경우도 많다. 항진증의 치료는 보통 3가지가 있다. 1) 메티마졸 등의 항갑상선약을 복용시켜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을 낮춘다. 2) 수술로 갑상선 제거. 3) 방사능 요오드 물질을 먹어서 갑상선을 파괴. 참고로 2, 3번 모두 갑상선이 기능을 못하게 되다 보니 저하증이 되는 경우가 많다. 1번도 지나치면 저하증이 되기도 한다. 즉 갑상선 문제는 항진이든, 저하든 결국에는 살이 찌는 경우가 많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 이 갑상선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전제하에 우리가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단 하나 바로 운동이다.

결국 갑상선 호르몬이 대사를 조절하는데 그게 없으니까 문제인 것이고 이렇게 떨어진 대사를 건강하게 올리는 것은 결국 운동뿐이다. 이때 한 번에 많이는 절대 안 되고 서서히 조금씩 강도를 올려야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무리가 가지 않게 하다가 하루 30분만 약간 숨찬 정도로만 매일 해줘도 충분하다.

이렇게 해서 오늘은 나도 모르게 살이 찌는 원인 질병 중의 하나 갑상선 질환에 대해서 알아봤다. 그런데 지금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있을 수 있다. 아니 저하증은 살이 찌는데 항진증은 살이 빠진다고 안했나? 항진증을 이용해서 살을 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예전에는 이 갑상선 호르몬이 체중 조절약으로 쓰인 적도 있었다. 그런데 살은 잘 빠지긴 했지만 근육 단백질 감소, 골밀도 감소, 심장 문제 등 굉장히 큰 부작용이 있었다. 그리고 약을 끊는 순간 거의 즉시 체중이 돌아왔다. 즉 병은 병일뿐 절대 이용할 수 없고 결국에는 해가 된다는 점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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