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악성민원 탓 … 토목직 특정부서 업무 불안감 호소
행정硏 “연금개편 탓 사기 저하 … 보수체계 현실화 절실”
박봉 등을 이유로 청주시청에서 20~30대 이른바 `MZ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하위직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고 있다.
낮은 급여에 높은 업무 강도,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청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시 행정·토목·건축직 공무원 58명이 의원면직 됐다. 다른 직렬까지 더하면 그 수는 100명 가까이 된다. 의원면직은 이직 등 개인의 사유로 퇴직한 경우를 말한다.
이 중 행정적이 45명으로 가장 많았고, 토목 10명, 건축 3명 등이다. 직급별로는 재직기간 5년 이하의 8급 10명, 9급 40명으로 전체 86.2%를 차지해 하위직 직원들의 의원면직률이 높았다.
공무원 인기가 줄어드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과 악성 민원 등이 꼽힌다.
공무원 연금이 예전보다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뀌고 있고, 직무 만족도가 낮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어렵게 공무원증을 목에 건 이들이 다른 직종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
또 잦은 야근 대비 낮은 급여에서 오는 보상 욕구 불충족부터 폭우나 폭설 등 자연재해 시 발생하는 비상근무 등도 공직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악성 민원인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겪는 자존감 하락과 이유도 모른 채 시키면 당연히 해야 하는 조직문화도 이직의 이유로 거론된다.
특히 청주시의 경우 토목직들 사이에서 지난해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특정 부서 기피와 업무 불안감을 호소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청주시의 한 토목직 공무원은 “잦은 야근과 박봉 등을 이유로 퇴직을 고려하는 하위직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 “직급이 올라갈수록 승진 경쟁도 심하다는 생각 때문에 기회가 있다면 이직을 하겠다는 직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공직 기피 현상은 청주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한국행정연구원의 데이터브리프에 따르면 2022년 공직생활실태조사 결과 20~30대로 대졸 이상이며 재직기간 5년 이하인 하위직(6~9급) 공무원(초점집단) 가운데 `나는 기회가 된다면 이직할 의향이 있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65.3%에 이르렀다.
젊고, 재직기간이 짧으며 직급이 낮은 공무원일수록 이직 의향은 높았다.
이직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을 세대별로 보면 20대가 61.3%, 30대는 58.9%였으며 40대는 42.6%, 50대 이상은 29.8% 순이었다.
기초단체 공무원의 의직 의향은 46.8%로 중앙·광역 공무원보다 1.6%p 많았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지난해 한 세미나 발제문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하는 투명하고 정확한 평가와 보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직의 난이도는 높아지고 사회적 지위는 낮아졌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가장 큰 메리트였던 공무원 연금체계의 개편은 공무원 사기 저하의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수 체계의 현실화'를 강조했다.
/이형모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