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관피아' … 지역인재 설 자리가 없다
아직도 `관피아' … 지역인재 설 자리가 없다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4.02.2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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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세종시 산하기관장 정부 퇴직 관료들이 장악
연고 없는 인물 기용 … 지역특화 정책·사업개발 한계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지방자치단체 산하기관장을 정부 퇴직관료들이 장악하면서 지역인재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특히 지역연고가 없는 퇴직관료들이 산하기관장을 맡으면서 지역 특성을 살린 사업 추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북도와 세종시는 최근 문화재단과 문화관광재단을 확대 개편하면서 대표이사와 일부 본부장을 선임했다.

충북도는 충북문화재단에 관광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지난달 관광사업본부장으로 한국관광공사 출신을 내정했다. 공모를 통해 최종 합격한 관광사업본부장은 지난해 말 퇴직한 전영민 전 한국관광공사 경영혁신본부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세종시문화관광재단에 동시에 합격해 현재 경영기획본부장직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문화재단은 전 내정자에 대한 임용을 포기하고 재공모에 들어갔다.

충북도문화재단 대표이사도 문화체육관광부 출신이다. 비상근직에서 최근 상근직으로 전환한 김갑수 대표이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종무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역시 문화체육관광부 출신이다.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은 최근 신임 대표이사 임용후보자로 박영국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을 결정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정책실장 등을 거쳤다.

충청권 광역지자체가 일부 산하기관장을 문화체육관광부 출신으로 채우면서 정부 퇴직관료 기용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지역 연고가 없는 인물 기용으로 지역특성을 살린 특화된 정책과 사업 개발 어려움이 제기되기도 한다.

지역관광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지방의 관광문화 활성화는 그 지역만이 간직한 특성있는 관광자원 개발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앙부처 퇴직 공무원들이 지역의 관련 산하기관장을 맡을 경우 정부 부처와의 네트워크 활용성을 커질지 모르지만 지역 정서와 특성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며 “지역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책상머리 행정으로 일관할 경우 지역관광의 생명인 특성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역 관광업계는 스팩이 탄탄한 정부 퇴직관료들과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지역인재들이 설 자리를 잃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다른 지역관광 전문가는 “최근 충청권 지자체들이 공모를 통해 선임한 대표이사와 본부장급과 경쟁하는 지역의 전문인력들은 스팩 등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며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인재선발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지역인재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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