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림
봄을 기다림
  • 변지아 제천여고 교사
  • 승인 2024.02.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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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변지아 제천여고 교사
변지아 제천여고 교사

 

`봄'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1. 한 해의 네 철 가운데 첫째 철. 겨울과 여름 사이이며 달로는 3~5월, 절기로는 입춘부터 입하전까지를 이름. 2. 인생의 한창때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희망찬 앞날이나 행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보다'의 명사형이다.

모차르트 가곡 `Sehnsucht nach dem Fruhling(K.596)'는 봄노래 또는 봄을 기다림, 봄을 기다리며 등으로 번역되어 교과서에도 실려 널리 알려져 있는 노래이다. 가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절) 아름다운 5월아, 다시 돌아와 수풀을 푸르게 해 주렴 시냇가에 나가서 작은 제비꽃 피는 걸 보게 해 주렴 얼마나 제비꽃을 다시 보고 싶었는지! 아름다운 5월아, 얼마나 다시 산책을 나가고 싶었는지!

(5절) 아, 바깥이 조금만 더 따뜻하고 푸르렀으면! 아름다운 오월아, 우리 어린이들에게 어서 와 주길 간절히 기도할게 누구보다도 우리들에게 먼저 와 주렴 제비꽃이 많이많이 피게 해 주고 나이팅게일도 많이 데리고 오렴 예쁜 뻐꾸기도 데리고 오렴.

새 학년 새 음악 교과서의 첫 장에 거의 들어있는 이 노래의 번안 악보에 실렸던 가사는 원곡의 내용과 비슷한 듯 다르다.

(1절) 저 산에 진달래꽃 빨갛게 피어나고 산그늘 흰 눈마저 녹아 사라지면 나 살던 옛 마을에 봄철이 찾아오네 아 즐겁고 기쁘다 봄노래 부르세

(2절) 종다리 하늘 높이 한종일 지저귀고 소치는 아이들도 버들피리 불면 잊었던 내 맘속에 옛노래 떠오르네 아 즐겁고 기쁘다 봄날을 노래하세

제비꽃과 나이팅게일은 진달래 꽃과 종달새로 바뀌었고 한국 정서에 맞게 가사를 가다듬었음을 알 수 있고 시점의 차이도 보인다. 원곡의 2절 가사에 시점의 차이에 대한 증거가 담겨 있다.

(2절) 겨울에도 재미있는 일이 많긴 하지 눈밭을 걷기도 하고 저녁때는 여러 놀이를 하지 아름다운 들판에서 썰매도 실컷 탈 수 있지 하지만 새들이 노래할 때 푸른 잔디 위를 신나게 달리는 것, 그게 훨씬 더 좋아.

원곡에서 나타난 계절은 겨울이고 `겨울도 좋지만 5월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라는 내용의 노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은 봄철에 밭을 가는 소도 만나기 힘들고 … 그래서인지 원곡의 가사를 그대로 번안한 악보가 요즘 교과서에서 더 자주 보인다.

2월은 많은 학교에서 새롭게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여고에서 근무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 아이들은 마치 봄과 같다고. 생동감 넘치고 저마다의 잠재력을 갖고있으며 청춘으로 향하는 시작이자 우리의 미래다. 그래서 2월 이 시기의 선생님들은 봄을, 우리 아이들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들을 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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