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오후 7시면 셧다운 … 저녁 굶은채 출국 `다반사'
식당 오후 7시면 셧다운 … 저녁 굶은채 출국 `다반사'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4.02.20 2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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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배 곯는 청주공항 이용객
3개 항공사 12개 국제선 상당수 오후 9시 이륙
식당·제과·핫도그점 이용 불가 … 외부 원정식사
면세점도 주류·담배 등 품목 한정 `잡화점' 수준
지난 18일 청주국제공항이 국제선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용주기자
지난 18일 청주국제공항이 국제선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용주기자

 

청주국제공항에는 에어로케이를 비롯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3개사가 베트남, 대만, 홍콩 등 4개국 12개 국제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들 노선 가운데 상당수는 오후 9시 이후에 이륙한다. 베트남 다낭과 냐짱 노선은 오후 9시와 9시10분, 홍콩 노선 오후 9시55분, 필리핀 클락필드 노선 오후 10시, 타이베이 노선 오후 11시50분이다.

문제는 밤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기 앞서 공항안에서 저녁 식사를 할 식당이 변변치 않은데다 오후 7시 이후면 이용자체가 불가하다는 점이다.

청주공항 2층에는 식당가와 제과점, 핫도그집이 있다. 이중 식당은 오후 7시 마지막 주문을 받고 7시30분이면 무조건 문을 닫는다.

국제선 이용객들이 수화물 위탁 등 출국 수속을 마친 후 오후 7시 넘어 저녁 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았다가 낭패를 보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공항택시를 타고 외부로 나가 원정식사를 하는 `웃픈'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그렇지 않으면 꼼짝없이 배를 곯은 채 출국해야 한다.

지난 17일 밤 비행기로 부인, 자녀 2명과 함께 베트남 냐짱에 가려던 강모씨(45).

심각한 주차난에 천신만고 끝에 주차에 성공한 강씨는 출국 수속을 마친 후 2층 식당에 갔다. 시간은 오후 7시20분. 하지만 식당은 이미 주문이 마감돼 있었다.

저녁을 굶게 된 강씨는 외부 식당을 이용하기로 했다. 자가용을 이용하자니 다시 주차가 걱정된 그는 결국 공항 택시를 불러 타고 근처 오근장에까지 나가 식사를 해결했다.

강씨는 “살다 살다 공항에서 밥 먹을 식당이 없어 택시 타고 외부식당을 이용한 것은 처음”이라며 “이게 명색이 국제공항이라는 곳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공항내 식당이 일찍 문을 닫는 것은 밤 늦게까지 문을 열어봐야 별 재미가 없다는 `장사 잇속' 때문이다.

식당 관계자는 “늘 손님이 많은게 아니다 보니 종업원 인건비 등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일찍 영업을 마감한다”고 설명했다.

이용객 김모씨(45)는 “자치단체나 공항공사가 식당을 직영하든지 아니면 임대료를 감면해 정상적인 영업을 하도록 유도해 공항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높여 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공항 내 면세점도 말 그대로 이름뿐이다. 청주공항 면세점은 국제선 청사 2층 출발장 인근에 200㎡ 규모로 조성돼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주류와 담배, 화장품 등 품목이 한정적이다 보니 이용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구색도 갖추지 못한 청주공항 국제선 면세점은 그래서 `동네 잡화점만도 못하다'는 비아냥거리가 되고 있다.

조모씨(42·여)는 “청주공항 면세점을 처음 찾았을 때 `국제선 면세점이 맞아?'라는 생각에 내 눈을 의심했다”면서 “하지만 이후 두 차례 더 찾았지만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seongjin9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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