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은 `공무원' 현직은 `마을이장'
전직은 `공무원' 현직은 `마을이장'
  • 권혁두 기자
  • 승인 2024.02.18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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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산면 정기연씨 등 4명 퇴직 후 영동에 정착
공직 경험 등 살려 마을 발전·화합 헌신 눈길

영동군에서 퇴직 후 이장을 맡아 마을의 변화를 이끄는 전직 공무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학산면 상지리 정기연 이장(69)은 2014년 영동군 산림과 팀장을 끝으로 39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이곳에 정착해 포도농사를 짓는다.

비록 고향은 아니지만 이 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에 반한 그는 퇴임과 동시에 마을 어귀에 집을 짓고 주민이 됐다.

친화력 좋은 성격 덕에 4년 뒤 주민들에 의해 이장에 추대됐다. “행정 경험 있는 사람이 마을을 이끌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했다.

이장이 되자마자 그는 `전공'을 살려 마을 뒷산 사방공사부터 추진했다. 급경사와 골 깊은 도랑 구조 때문에 큰비가 오면 산사태 위험이 높던 곳이다.

이후에도 마을 안길과 하수도 정비 등 숙원사업을 줄줄이 해결하며 주민들의 신망을 쌓았다.

2022년부터는 2년 연속 충북도 `행복마을 가꾸기 사업'을 유치해 마을 경관까지 산뜻하게 정비했다.

주민들은 “유능한 이장 덕분에 마을 전체가 바뀌고 있다”며 3년 전 그를 재선 이장에 또 한 번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정씨는 “행정 노하우를 살려 봉사하자는 마음으로 이장직을 수락했다”며 “막상 맡고 보니 공직에 있을 때보다 마을 살림 챙기는 게 더 어렵더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영동군에는 정씨를 비롯해 4명의 퇴직 공무원이 이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매곡면 내동리 이광진 이장, 용화면 월전리 이철한 이장, 영동읍 조심리 박래규 이장 등이 마을 발전과 화합에 헌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공무원 출신 이장들이 행정 이해도가 높고 소통력도 뛰어나 중앙이나 도 공모사업을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영동 권혁두기자

arod58@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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