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산막이옛길과 갈론계곡
괴산 산막이옛길과 갈론계곡
  • 이미란 충북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 1팀장
  • 승인 2024.02.18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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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문화유산 이야기
이미란 충북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 1팀장
이미란 충북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 1팀장

 

괴산 산막이 옛길은 속리산자락인 국사봉-등잔봉-천장봉-삼성봉으로 연결되는 산자락의 말단부에 조성된 길로 우수한 산세를 보유하고 호수 및 자연적으로 생성된 한반도 지형의 산림이 자리해 2014년 12월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되었으며, 괴산군은 기존 옛길을 따라 친환경적인 공법으로 산막이옛길을 복원하여 관광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생태관광의 기틀을 마련하였다고 평가받고 있다.

생태관광은 `생태와 경관이 우수한 지역에서 자연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추구하는 자연친화적인 관광(자연환경보전법)'으로 대규모 단체관광이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지역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극복하고자 나타난 대안으로 대두되었다.

산막이옛길에서 `산막이'는 산이 막아선 마을이란 뜻으로 임진왜란 당시 왜적을 피해 산속으로 들어갔던 피란민들이 산에 막혀 더 가지 못하고 머무른 데서 유래되었다. 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연결됐던 총 길이 10리의 옛길로서 흔적처럼 남아있는 옛길에 덧그림을 그리듯 그대로 복원된 산책로 산막이 나루에서 차돌바위나루 까지 이어지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고 각 지점에서 산 정상으로 연결되는 등산코스가 조성되어 있다. 여기에 선착장 주변에 충청북도기념물로 지정된 수월정이 있다. 괴산 수월정은 노수신적소로 조선중기 관인인 노수신이 귀양살이를 하던 곳으로 괴산댐 건설로 수몰될 처지에 놓이자 현재의 위치로 이전한 것이다. 수월정에서 마주보이는 괴산호는 1957년 순수 우리기술로 준공한 괴산댐의 건설로 생겨난 호수이다. 수월정에서 삼막이 선착장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산기슭에 분청사기가마터와 철화백자 가마터가 다수 분포하고 있다.

선착장에서 보이는 괴산호 건너편에는 한반도 모양의 지형을 띠는 등잔봉 자락에 산막이 옛길과 괴산호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건립된 환벽정이 있다.

이외에도 산막이 옛길과 연하협구름다리로의 유명세에 가려 잘 알여져 있지 않은 갈론계곡이 인접해 있다. 갈론계곡은 연하협구름다리를 지나면 나오는 갈론마을에서 속리산 옥녀봉쪽으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계곡이 나온다. 이곳은 골이 깊기로 소문난 괴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이라 할 만큼 깊숙이 들어가는 계곡으로 아직도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호젓한 곳이다. 이곳은 계곡에 9개의 명승지가 있어 갈론구곡이라고도 하는데 구곡이 설정된 구간은 2㎞ 정도 된다. 갈론은 갈은 이라고도 하는데 `갈은'은 `칡넝쿨 우거진 산속에 숨어산다'`칡뿌리를 먹으며 은둔한다' 등의 의미로 해석된다. 이외에 인근에 갈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갈론이라 불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구곡은 1곡 장암석실을 시작으로 2곡 갈천정, 3곡 강선대, 4곡 옥류벽, 5곡 금병, 6곡 구암, 7곡 고송유수재, 8곡 칠학동천, 9곡 선국암(仙局)에 닿는다.

갈은계곡을 따라 1㎞정도 가면 높은 바위절벽에 `갈은동문'이라는 글이 구곡의 시작을 열고 2곡부터 9곡까지 커다란 암벽에 구곡시가 새겨져 있다.

이중 2곡 갈천정은 장암석실 맞은편 계곡 건너편에 있는 큰 바위로 바위 위쪽에 갈천정이 새겨져 있다. 갈천은 중국의 상고시대 임금 중 도덕으로 선정을 펼친 갈천씨를 말하는 것으로 이상사회에 대한 갈망이 서려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생태관광지에 선정된 괴산 산막이옛길 이외에도 인접한 지역에 있는 문화재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갈론계곡까지 생태문화를 탐방할 수 있는 좋은 명소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명소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광을 감상할 수 있으며, 괴산호를 유람선을 타고 관광할 수 있는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생태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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