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걷는 탄소중립
살얼음판 걷는 탄소중립
  •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 승인 2024.02.13 1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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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제로(NET ZERO)칼럼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이영진 충청생태산업개발센터 탄소중립위원장 지니플㈜ 대표이사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산업구조 전반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모든 국가에 요구되고 있지만 만만치 않다.

개발도상국은 화석연료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싶다.

이미 성장을 이룬 선진국은 화석연료 사용을 자제하면서 새로운 에너지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랜 국제협약 과정을 통해 협약에 협약에 거듭했지만 파리협약으로 국가간 불협화음을 매듭짓기까진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2050 탄소중립 선언이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1980년 이후 40년간 전세계 국가별 에너지생산과 소비량을 보면 그 배경을 알게 된다.

에너지사용에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연료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를 포함한 화석연료다. 그동안 화석연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생산한 국가는 미국이다. 그런데 2004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화석연료 생산국이 됐고 2019년에 세계 공급량의 20%를 차지하게 됐다.

과다한 화석연료 사용은 당연히 많은 이산화탄소 발생을 낳는다. 2021년 세계 이산화탄소배출 통계를 보면 중국 30.9%, 미국 13.5%, 인도 7.3%, 러시아 4.7%, 일본 2.9%, 이란 2.0%, 독일 1.8%, 사우리디아라비아 1.8%, 한국 1.7%, 인도네시아 1.7% 순이다.

한국도 톱10에 포함됐다. 20위권내 국가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연간 288억t을 웃돌고 있다.

이 중 10위권내 국가가 전체의 85%를, 5위권내 국가가 75%에 이를 정도로 에너지 사용의 집중화 현상은 여전하다.

미국이 산업혁명 이후 4220억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 최대 탄소 배출국으로 기록되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또 다른 징표를 보여준다.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 등 중동국(19.5t)-캐나다(15,2t)-사우디아라비아(14.5t)-미국(14.4t)-호주(13.6t)-러시아(11.4t)-한국(11.3t)-카자흐스탄(11.2t)-타이완(10.8t)-일본(8.4t) 순이다.

이는 2019년 1인당 4,4t의 세계평균치보다 3배 이상 높다. 한국 또한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을수록 탄소배출량도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최대 배출국인 중국(7.44t)과 인도(1.89t)는 상대적으로 많은 인구 덕에 1인당 배출량이 적을 뿐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준 국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후위기로 인류가 6번째 절멸위기를 맞을 만큼 재난에 직면한 책임이 이들 국가에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어찌보면 파리기후협정으로 소위 선진국 개발도상국 후진국이 탄소중립에 합의하고 해마다 당사국회의(COP)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나가는 점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탄소배출이 지구존립과 인류생존에 가장 치명적인 요인인 만큼 오랜 진통 끝에 합의에 이른 점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단지 개발도상국에 대한 1000억달러의 기후지원 재원마련 약속이행만 여전히 남아있을 뿐.

탄소중립 선언과 이행은 강제력이 없다. 단지 파리기후협약에 참여하고 약속한 195개국이 합의규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행해 나갈 뿐이다. 그래서 항상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모양새다. 각 국가의 정권과 국제정세에 따라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그렇고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던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재등장이 여전히 불편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래도 이 길은 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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