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아시아 총괄, 국무부 이동…일각선 공백 우려
美백악관 아시아 총괄, 국무부 이동…일각선 공백 우려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4.02.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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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아시아 전문가' 캠벨 국무부 부장관 인준
백악관, 후임 임명 안할듯…아시아 정책공백 우려

韓 "불안 없다"…캠벨 고위직 영전에 오히려 기대감



조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아시아 정책을 사실상 총괄해온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가 6일(현지시간) 의회 인준 절차를 통과했다.



캠벨 후보자는 백악관에서 아시아 동맹 결집을 지휘해왔는데, 국무부로 자리를 옮기면서 미국의 아시아 결집 노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P통신과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캠벨 부장관 후보자 인준안을 찬성 92표, 반대 5표로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국무부 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한지 석 달 만이다.



캠벨 후보자는 미국 내에서도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로 꼽힌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냈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으로 대중국 및 대아시아 정책을 총괄해 왔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 선언' 후속 조치인 한미 핵협의그룹(NCG) 1차 회의에 미국 대표로 참석했다.



그는 2016년 정책 관점을 집약한 저서 '피벗'을 출간했는데, 중국의 부상 등 국면에서 외교 정책의 중심축을 아시아로 돌려야 한다는 게 골자다. 해당 저서 제목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직할 당시 그가 설계한 '피벗 투 아시아'에서 따온 것이다.



이런 캠벨 후보자가 아시아 총괄에서 국무부 2인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아시아 정책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캠벨 후보자의 공백에도 새로운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임명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백악관의 이러한 결정은 중국을 향하던 미국의 초점이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2024년 대선으로 희석되면서 동맹국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나왔다"며 "미 동맹국 관계자들과 한국, 일본, 호주의 견해에 친숙한 전문가들은 워싱턴 각국 대사들과 캠벨 후보자의 광범위한 외교관계를 고려하면 그의 공백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캠벨 후보자가 국무부에서도 아시아정책의 중심을 잡을 수도 있으나, 전세계를 관리해야하니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해질 가능성이 있다.



한 외교관은 FT에 "전세계 다른 모든 위기가 즉각적으로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없으면 진행 중인 위협을 계속 주시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에반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도 "아시아에 대한 백악관의 리더십은 불수불가결했는데, 이제 그 리더십이 사라졌고 대체되지 않는다"며 "이에 아시아와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 엄청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리는 한국과 일본이 캠벨을 통한 백악관으로의 예외적인 접근권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한국 외교당국 관계자는 "전혀 불안감은 같은 것은 없다"며 "바이든 행정부도 4년차다보니 새로운 정책을 설계하기보다는 이행 중심으로 가고있으며, 필요한 경우 백악관 다른 관계자들과 소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캠벨 후보자의 국무부 이동은 한국 정부 입장에서 고무적인 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과 관계가 깊은 만큼 미국 행정부 내에 고위급 우군이 생겼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만큼 국무부 차원에서의 북한 문제 대응도 기대해볼 여지가 있다.



캠벨 후보자는 지난달 청문회에서 "북한이 현 상황에서 더이상 미국과의 외교에 관심이 없다고 결심한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이는 우리가 억제력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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