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장기화 우려…인수후보 기업들 '저울질'
HMM 매각, 장기화 우려…인수후보 기업들 '저울질'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4.02.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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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채 해결 후 재매각…몸값만 12조~13조원
인수후보로 포스코·현대차 등 거론



HMM 매각이 불발에 그치며 자칫 매각이 장기화 할 조짐이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1조6800억원 영구채를 먼저 처리하고, 이후 HMM 매각을 재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HMM 몸값이 12조~13조원으로 치솟을 수 있어 인수자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하림그룹·JKL컨소시엄은 약 7개월에 걸쳐 HMM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영구채 해결방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매각 결렬을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영구채 해결방안을 비롯해 매각 후 독립경영 보장, JKL파트너스에 대한 5년간 주식 매각 제한 예외 인정 등을 두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다. 이 결과 하림그룹의 인수 자체가 무산됐다.



하림 측은 인수 계약 결렬 후 "실질적인 경영권을 보장해주지 않고, 최대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 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하림의 인수 불발로 산은과 해진공은 영구채를 먼저 해결한 뒤 HMM 매각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영구채를 지분으로 전환해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것이 산은과 해진공 측 입장이다.



다만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산은과 해진공 지분율은 종전 57.9%에서 74%로 상승하고 HMM 매각 가격도 12조~13조원으로 뛰는 것이 문제다.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업들은 인수전 참여 자체가 힘들다.



◆산은, 플랜B 가동할까…후보군에 포스코·현대차 등 거론

업계에선 산은이 과거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매각했을 당시처럼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등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에 HMM을 매각하는 플랜B를 가동할 수 있다고 본다.



글로벌 화물 수요량이 높은 포스코그룹은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 지난해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산은이 포스코에 HMM 인수를 제안했고, 포스코 측은 "올해는 논의하기 힘들다"고 답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하지만 포스코는 다음달 경영진이 재편되면 HMM 인수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다.



현대차도 HMM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글로비스가 HMM을 인수할 경우 사업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현대글로비스는 HMM 인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이외에 해운업 진출을 공식화한 한화그룹도 잠재 후보군으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의 해양 에너지개발사업을 위해 해운업을 진출했을 뿐 HMM 인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인수 자금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HMM의 잔여 영구채를 지분으로 전환한 뒤 매각할 경우 몸값은 치솟을 수 있지만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 경영의 독립성을 보장받게 된다"며 "자본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의 참전이 앞으로 본격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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