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세종시 등 `남녀 통합 당직’ 지자체 증가
충북을 비롯한 전국 자치단체의 공무원 숙직문화가 바뀌고 있다.
밤샘 근무를 하는 이른바 `숙직'은 남성공무원이, 주말·공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일직'은 여성공무원이 담당하던 기존 관행을 깨고 `남·여 통합 당직제'를 운영하는 지자체들이 늘고 있다.
서울시와 인천시, 대구시 등 광역 지자체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통합당직제를 시행하고 있다.
충북에서는 청주시가 2021년 9월부터 남녀 직원 통합 당직을 운영해오고 있다.
청주시에서 여성공무원이 숙직에 참여한 것은 1987년 청주시 당직 및 비상근무규칙 시행 후 처음이다.
도내 자치단체 중에서도 첫 번째다.
시는 시범운영 기간 참여자 74%가 남녀 통합 당직에 찬성 의견을 냈다.
현재 시청 본청 당직실에서는 일·숙직 구분 없이 남녀 4명이 근무하고 있다. 주된 업무는 야간 주취, 긴급 출동 등 현장 민원 처리다.
다만, 임신 직원과 출산 후 1년 미만 여직원은 당직에서 제외한다. 만 5세 이하 자녀를 두거나 단독 육아 직원도 일직 근무에만 투입된다.
세종시도 지난해 5월부터 남녀 공무원 통합당직제를 하고 있다.
세종시는 찬반설문조사를 통해 응답자 636명 중 446명(70%)이 통합당직제를 찬성한 것으로 나타나자 5월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충남 당진시도 직원 설문조사에서 78%가 찬성, 이달부터 남녀 통합당직을 운영한다.
시 관계자는 “여성 휴게시설을 새롭게 마련하는 등 남녀 통합당직 근무 환경을 조성했다”며 “직장 내 양성평등 문화가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이 통합 당직제를 도입한 이유 중 하나는 여성공무원 수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인사혁신처가 2019년 발표한 `2018년 공무원총조사'에 따르면 2003년 34.2%였던 여성 공무원 비율은 2018년 45%로 늘었다. 일부 지자체는 여성 공무원 비율이 50%가 넘는다.
실제 청주시의 경우 여성 직원 증가로 근무부담 불균형이 심화하고 남성 직원의 잦은 숙직과 대체휴무에 따른 업무 공백이 발생했다.
특히 20대 직원의 경우 여성 비율이 70%에 달해 남녀 당직비율 편차가 심화됐다. 상대적으로 여직원이 많은 구청에선 남성직원 숙직이 20일마다, 여성 일직이 90일마다 도래해 일·숙직 주기가 4.5배까지 벌어졌다.
세종시 역시 여성공무원 비율이 2020년 45.1%에서 2023년 3월 48.8%까지 증가하면서 남녀직원 간 당직 근무주기가 7개월 이상 벌어지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남성 직원 숙직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근무 역차별이 발생했다”며 “이제는 공직사회 성평등 인식이 높아지면서 남녀 통합 당직도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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