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공동과제 탄소중립
인류 공동과제 탄소중립
  • 정상규 충북대 스마트생태산업융합학과 초빙교수
  • 승인 2024.02.06 18: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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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규 충북대 스마트생태산업융합학과 초빙교수
정상규 충북대 스마트생태산업융합학과 초빙교수

 

태초에 광활한 우주의 빈 공간에 고도로 응축된 에너지가 대폭발로 팽창하면서 에너지 변화량, 즉 엔트로피(entropy)가 급증했다.

갑작스러운 에너지 변화로 불안정해진 혼돈의 세상에서 핵융합과 핵분열로 인해 다양한 원소들이 만들어졌고 수 많은 별들과 행성들이 탄생했다.

그 중에서 태양계가 품고 있는 물의 행성, 지구에서도 탄소를 중심으로 산소, 수소, 질소 등의 원소들이 다양한 구조로 결합된 `유기화합물'로 구성된 생명체가 탄생하고 진화했다.

생명체는 대개 호흡으로 대기나 수중의 산소를 흡수하여 체내 유기화합물을 산화시켜 생명유지를 위한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호흡을 통해 체내로 들어온 산소는 `미토콘트리아'로부터 생체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유기화합물을 불안정하게 만들면서 일부는 유기화합물의 성분인 수소와 만나 물이 된다.

하지만 나머지는 다른 성분인 탄소와 만나 이산화탄소(CO2)가 되어 유기화합물의 틀에서 벗어나 체외로 빠져나온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생명체의 탄생과 생존을 확인하는 청신호로 생태계 순환도 이러한 불안정한 균형을 통해 이루어진다.

산소와 만나 유기화합물이라는 공동체에서 벗어난 탄소(이산화탄소)는 태양에서 방출된 열을 다시 지구 밖으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붙잡아두는 성질을 갖게 된다. 이러한 온실효과로 지구는 더 냉각되지 않고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해왔다.

이와 같이 탄소는 생명체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고 지구의 냉각을 막는 온실효과를 만들어내는, 아주 중요한 원소이다.

하지만 인간의 과욕이 부른 에너지 소비가 도를 넘는 통에 탄소는 어느새 범세계적인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탄소와 산소의 만남은 생물의 생체 활동 이외에도 각종 인위적인 활동을 통해서도 이루어졌다.

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는 생명체가 죽고 오랜 세월 동안 환경 변화 속에서 구조는 바뀌었지만 탄소를 비롯한 여러 원소들이 남아있는 유기화합물이다.

인간은 생활과 산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대량으로 얻어내기 위해 화석연료 내에 잠들어있던 탄소를 인위적으로 연소(산화)시켜 산소와의 만남을 격렬하게 주선해왔다.

그 결과, 대기 중 탄소량이 급증하여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었다. 이러한 위기 대응을 위해 인류는 대기 중의 탄소를 인위적으로 포집해서 제품을 만들어 활용하거나 저장하기 위한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 개발을 향해 희망의 활시위를 당겼으나 천문학적 비용 소요, 실효성 불투명, 안전사고 우려 등의 문제로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역동적이고 불안정한 탄소순환 체계 속에서 대기 중으로 배출된 탄소량(+)과 대기 중에서 흡수된 탄소량(-)의 균형으로 순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의 상태, 즉 넷제로(net zero)'로 향한 여정은 멀고도 험하지만 마냥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다.

대자연의 힘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생물 서식환경 및 다양성 보전으로 활성화된 식물과 미생물이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여 원래의 유기화합물로 되돌리는 자연기반해법이 또 다른 희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탄소의 이중성을 염두에 두고 더 이상의 과소비와 과잉생산 행위를 멈추기 위한 인류의 자각과 실천이 절실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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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오 2024-02-08 10:10:58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