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의 의미
봉사의 의미
  •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 승인 2024.01.3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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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포럼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시간이 갈수록 자신은 조금도 손해를 보거나 양보하지 않고 원하는 것만 얻으려고 하고, 남의 일이야 어찌 되더라도 알 바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세태를 탓하게 됩니다. 자신만 아는 세태에 오지랖이 넓은 것이 때로는 정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연대의식 같기도 합니다.

`봉사(奉仕)'란 사전적인 의미로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의 뜻입니다. 이타(利他)의 마음으로 자신의 사정이 넉넉한지 여부와 상관없이 남을 돌본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물질적인 후원뿐만 아니라 재능기부를 통해 생업 후에도 휴식을 뒤로 한 채 땀을 흘려가며 독거노인, 장애인가정,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사회배려계층에 따듯한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필자가 기존 마을마다 있는 직능단체에 참여하다가 새로 만든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면서 체계적인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법률가의 일을 하면서 가끔 오는 스트레스와 태만을 이겨내고자 여러 공익활동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그렇게 어울려 사람들을 많이 알아가다 보면 사건이든 공익활동을 바탕으로 하는 다른 일들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약간은 불순한(?) 의도가 있을지라도 사람들에게 낮은 마음으로 임한다는 순수와 겸손의 마음만큼은 진심입니다.

마음나눔봉사대와 민들레봉사대를 자랑하고 싶습니다. 회원들의 후원으로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종류의 김치와 반찬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 청주는 물론이고 괴산·보은 등 지역까지 사회취약계층에 직접 배송합니다. 오전에 음식을 만들고 오후에는 구역별로 나누어 직접 배달합니다. 음식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구매하고 준비하는 것은 며칠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보통 일이 아닙니다. 어려운 계층을 엄선하고 해가 바뀌면 더 다양한 가정에 마음이 전달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곳을 확대해 나갑니다. 조금씩 재정의 후원이 늘어나고, 음식을 만들고 기름값 들여 나누는 기부가 더해져 따듯한 손길을 기다리고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다들 바쁜 일상에 넉넉지도 않고 쉬고 싶음에도 하루 온종일을 땀과 웃음으로 보냅니다.

봉사가 너무 힘든 노동이 되면 안되고 즐기면서 할 수 있게 양을 줄이자고 투덜거립니다. 억울하다는 어려운 계층을 찾아가고 어떻게든 도우려는 나름의 공익활동으로 평소 재능을 기부한다고 보았는데, 휴일에는 또 몸을 종일 써야 하니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휴일만큼은 멍하니 푹 쉬어야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울려 땀과 웃음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마음을 전하는 속에서도 나를 찾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꼭 몸을 쓰는 것만이 봉사는 아닙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법조영역에서 비즈니스로써 사건의 수임과 수행을 통해 더 윤택한 생활만을 지향할 것이 아니라, 변호사법에서 인권과 공익의 수호자로 천명하고 있는 만큼 법률사각지대를 발굴하고 무자력의 취약계층을 위해 소송구조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큰 나눔의 봉사가 됩니다. 법률가들이 사건의 상담, 현장 확인, 소송의 수행, 여러 기관의 자문활동, 강의 등으로 정말 바쁜 것은 맞습니다. 사법시스템 틀에서 형사사건의 국선변호, 민사사건에서 소송구조의 공익활동에서도 품지 못하는 억울한 이들의 소리를 듣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은 자칫 보수화되고 소극적일 수 있는 법의 영역을 깨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변호사는 국민으로부터 최소한 `법률상인'이라는 말을 들어서는 안됩니다.

봉사를 통해 사람 사이의 정이 정해지는 것은 이기적인 세태를 극복하고 휴머니즘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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