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하다
난감하다
  • 전영순 문학평론가
  • 승인 2024.01.2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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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전영순 문학평론가
전영순 문학평론가

 

겨울이 뜨겁다. 2024년 4월에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선거로 예비 후보자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각 정당의 공천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추운 날 밤낮 뛰어다니는 모습을 본다. 유권자 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얼마나 간절할까? 그 모습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생각은 또 어떨까? 공천을 받기 위해 뛰는 예비 후보자들과 그 모습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모습을 담아본다.

연초라 행사가 많다. 소시민인 나도 해오름 달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행사나 모임이 있다. 행사장에 가면 공천을 앞둔 예비 후보자들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현직에 있는 후보자와 신임 후보자들의 자세나 표정은 사뭇 다르다. 현직에 있는 후보자는 대체로 얼굴빛이 귀티가 나고 여유가 있어 보인다. 반면 신임 후보자들은 얼굴이 얼고 타서 시꺼멀 뿐만 아니라 표정에서도 간절함이 묻어난다. 국회의원직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자리다툼이 치열한 것을 보면 말이다.

예비 후보자도 아니면서 내가 왜 난감해하지.

후보자 모두 학연, 지연으로 엮여있으니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후보자 한 사람 한 사람 들여다보면 부모님과 이모, 고모, 친구, 이웃이란 이름으로 모두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국회의원을 뽑는 거지 종친회장이나 동문회 회장, 이장을 뽑는 것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이성을 찾아야 할 때다. 정말 국민을 위해서 일할 사람은 누구일까? 아무리 친분이 두텁다 하더라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매스컴을 통해 국회에서 의원들의 언행이나 행동을 지켜봤다. 국민을 대표해 정치 잘하라고 국회에 보내놨더니 “저런 사람이 어떻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어.” 함량 미달이라는 소리나 듣고 있으니 참 한심하다.

그래도 배운 놈이 낫다고

인생, 길어야 백 년이다. 선거 때 반짝 나타나 표심만 사면 된다는 식으로 정치를 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못 배운 한과 굶주림을 겪은 부모님 세대는 못 배운 놈보다 배운 놈이 낫다고 가난과 싸우며 자식들 공부시켰다. 어려운 시기를 살아온 해방 전 세대는 자식이 판사, 검사, 의사가 되기를 원했다. 매스컴을 통해 법조인들의 비리나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믿고 따랐던 법인도 법도 믿을 수 없는 시대를 어떻게 바라볼까? 법을 아는 사람이 법을 악용하는 것은 악법 중의 악법이다. `모르고 한 일은 용서가 되지만 알고 한 일은 용서가 안 된다'는 말 잊지 말자. 구순이 넘은 이웃 할머니는 대학 다니는 손주에게 아직도 “너는 커서 대통령이나 판사가 돼라”라고 하신다.

후보자는 신뢰 가는 사람을 앞세워 선거 운동하라

후보자들은 선거 운동하는 사람을 잘 선택해야 한다. 자칫하면 표를 잃을 수 있다. 가끔 후보자를 선거 운동하는 것을 본다. 후보자는 알아야 한다. 선거 운동하는 사람의 행실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예도 있다. 그런 사람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 평상시 빈둥빈둥 놀다가 선거철만 되면 앞장서서 목청 높이는 사람을 만나면 참 싫다. 없이 살아도 성실한 사람들이 나는 정이 간다. 성실히 산 사람들을 앞장세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거 운동하는 후보자들이 안쓰럽다. 이번 선거부터는 상대 후보자를 비판이나 비난하는 일은 근절되었으면 좋겠다. 소신껏 본인이 하고자 하는 정치의 뜻을 목청 높인다면 오히려 더 인간미를 느끼지 않을까? 국회의원 수를 줄인다는 소리도 들리는 데 찬성한다. 머릿수보다는 내실 있는 활동이 훨씬 의미 있다고 본다. 정말 세금이 아깝다고 생각이 드는 의원들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학연, 지연에 연연하지 않고 덕망 있는 정치인을 선택하는 시대가 도래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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